LG테크놀로지벤처스, 메타버스 관련 유망 기업에 투자
소프트뱅크 펀드에는 4개 계열사 2000억 공동 출자
[미디어펜=박규빈 기자]LG그룹이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해 2월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에서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사진=LG그룹 제공


LG의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심에는 지난 2018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출범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있다. 구광모 회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을 갔을 당시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찾아 운용 현황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LG CNS 등 LG 주요 회사 6곳이 출자한 4억2500만달러(한화 약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스타트업 뿐 아니라 해외 유명 벤처캐피탈이 조성한 펀드에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등 오픈이노베이션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VR·AR)·인공지능·전장 등 미래 성장 분야의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하며, 기술 및 사업 협력 관계도 모색해가고 있다.

◇메타버스 분야 겨냥한 투자 확대하는 LG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최근 미국 소재 가상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분야 스타트업 ‘웨이브(Wave)’에 투자를 진행했으며, LG 계열사는 이를 통해 다양한 메타버스 콘텐츠와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16년에 설립된 웨이브는 존 레전드, 린지 스털링을 비롯한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가상현실 기반 라이브 콘서트를 50차례 이상 기획해 진행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올해 글로벌 음반사인 미국의 워너 뮤직(Warner Music Group)과 지난해 중국의 텐센트 뮤직이 웨이브와의 협력을 위해 투자를 진행했다. 2019년 린지 스털링 온라인 가상현실 콘서트의 경우 전 세계 40만 명 이상의 시청자들이 공연을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한 필수 기술인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분야의 글로벌 유망 기업에 꾸준히 투자를 진행하며, 기술 개발 트렌드를 예측하고, 신기술 확보를 위해 LG 계열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19년 미국 가상현실(VR) 콘텐츠 기업인 'AmazeVR'을 시작으로, 증강현실(AR) 기술 기업인 'Spatial'과 'Eyecandylab', '8i' 등 지금까지 메타버스 분야에 1200만 달러 이상 투자를 진행했다.

   
▲ LG의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의 중심에는 지난 2018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출범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있고, 이곳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LG CNS 등 LG 주요 회사 6곳이 출자한 4억2500만 달러(한화 약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사진=LG CNS 페이스북


◇인공지능에 역량 집중하고 있는 LG

LG는 인공지능(AI)을 미래 핵심 성장동력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를 확대함과 동시에, AI 기술 및 연구개발 역량 강화와 인재 육성에 힘써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기술 선점에 나서고 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지난해 4분기에만 인공지능 스타트업 3곳에 투자하는 등  오픈이노베이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몰로코(Moloco)와 제브라 메디컬 비전(Zebra Medical Vision)이 있다.

몰로코는 201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모바일 광고 관련 스타트업이다. 이곳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기업이 전세계 약 75억의 모바일 사용자들에게 맞춤 광고를 적재적소에 노출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이스라엘 기업인 제브라 메디컬 비전(Zebra Medical Vision)은 엑스레이 결과 등 의료 영상을 인공지능 기술로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해주는 헬스 분야의 스타트업으로 전 세계 1100개 이상의 병원 및 의료기관과 제휴를 맺고 영상분석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데이터 머신러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플리츠(Data Fleets), 머신러닝 자동화 플랫폼을 제공하는 'H2O.ai', 제조업 특화 인공지능 솔루션 스타트업 ;미카나락스', 딥러닝 보안 솔루션을 개발하는 딥인스팅트 등 인공지능 기술 관련 스타트업 9곳에 투자하고 있다.

2019년 10월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인공지능 분야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조성한 3200억원 규모의 그로스 엑셀러레이션 펀드(Growth Acceleration Fund)'에 LG전자·LG화학·LG유플러스·LG CNS 등 4개 계열사가 200여억원을 공동으로 출자한 데 이어 올해에는 1800억원 규모로 조성된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퓨처 이노베이션 펀드(Future Innovation Fund)'에 주요 출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 LG CNS는 국내외 여러 기업들과 협업해 클라우드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다./사진=LG CNS 페이스북


◇전장 기술 경쟁력도 업그레이드

LG는 인포테인먼트·디스플레이·통신 등 전장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글로벌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한 층 더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첫 번째 투자로 라이드셀(Ridecell)을 선택할 정도로 전장 분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라이드셀은 자동차 공유 서비스, 자율주행 차량 관리 등 모빌리티 서비스 실행을 위한 지능형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로 향후 LG전자 등 계열사들과의 기술 협력이 기대된다.

라이드셀에 이어 셔틀 자율주행 업체인 메이 모빌리티(May Mobility), 자동차 자가 치유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오로라랩스(Aurora Labs), 커넥티드 카 기술을 보유한 서리브럼X(CerebrumX) 등 전장 분야의 기술 협력 생태계 조성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자율주행차로 전환을 예고하고 있어 향후 전장 기술의 확장성 또한 높아지는 만큼 LG도 자체적인 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한편,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스타트업의 선제적 발굴을 위한 정보를 공유하고, 향후 계열사와의 기술·사업 협력 관계를 모색하기 위해 미국 현지의 유명 벤처캐피탈인 노틸러스·시에라·USVP·PVP가 조성한 펀드에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인공지능·전장·메타버스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누적 투자 규모는 약 1억5000만달러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