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헌정사 최초 30대 당수’로 돌풍을 일으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한달을 맞았다. 이 대표 취임 한달은 그야말로 파격의 연속이며, 기대와 불안감이 뒤섞인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변화에 대한 이 거친 생각들, 그걸 바라보는 전통적 당원들의 불안한 눈빛,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우리의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전쟁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비춰질 것”이라는 이 대표의 장담은 4년 9개월만의 ‘지지율 1위 정당’으로 증명됐다.
‘이준석호’를 연착륙 시킨 이 대표, 이제 그에게는 ‘정권교체’라는 최대의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세대교체·외연확장 내건 파격적 행보...한달만에 지지율 1위 정당으로 우뚝
이 대표는 시작부터 기존 정치권과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다. 정기권을 통한 지하철과 따릉이를 혼합한 출퇴근, 국가 의전서열 7위임에도 ‘폴더 인사’를 하는 등 일거수일투족이 기존의 여의도 정치에서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관행을 빼고 토론 배틀로 대변인단을 선출한 것은 가장 호평을 받고 있다. 141대1의 경쟁률로 시작부터 흥행을 예고했으며, TV조선이 생중계한 결승전은 동시 시청자 154만명을 기록했다. 공당의 대변인 선발이 이런 국민적 관심을 받은 것은 헌정사 최초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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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원코리아 혁신포럼 출범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시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과거에 인맥이나 여러 다른 요인들에 의해서 정치권에 진입했던 것을 모든 국민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거기서 실력 있는 분들을 공개 경쟁을 통해서 뽑겠다고 한 것이 굉장히 큰 매력적인 요소였다"고 평가했다.
‘영남정당’에서 벗어나 전국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외연 확장 노력도 더해졌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공식 일정 첫날부터 광주 건물 붕괴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는 파격을 택했다. 이어 지난 18일 두 번째 호남 방문에서는 전북 군산 새만금 사업 현장과 '군산형 일자리' 사업 현장을 찾아 '호남의 구체적 미래'를 제시했다.
그는 당시 전북 지역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과거사 문제에 겸허한 마음을 갖는 것을 넘어서 전라도 주민들에게 미래와 비전을 갖고 당당하게 민주당과 경쟁한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게 됐다"며 "만약 민주당이 입법 등에서 미진한 게 있다면 저희가 선제적으로 전라도민과 광주 시민의 마음을 메꿀 수 있게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변화에 대한 도전’은 수치로 확인됐다.
보수 정당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20∼40대를 중심으로 6월 한 달간 당원 수가 3만8,000여 명이 늘어난 것이 단적인 예다. 일평균 1300명 정도가 신규 입당한 셈이다. 이는 5월 신규 입당자 수(1만3,996명)의 2.7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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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하우스카페에서 열린 국민의힘 청년문제 해결사 '요즘것들 연구소 시즌2 출범식'에서 박수치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
지지율도 상승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14일~18일 전국 성인 남녀 2514명을 조사해 21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9.7%를 기록해 당 출범 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이 6일~8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조사해 9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은 32% 지지율을 보여 더불어민주당을 1%p 차로 제쳤다. 한국갤럽 정기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선 건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약 4년 9개월만이다.
‘제1야당 대표’로서 본격적인 행보는 이제 시작, 정권교체 이끌 ‘사령탑’ 돼야
취임 한달을 성공적으로 보냈지만, 당 대표로서 본격적인 역량을 보여야 할 시점은 이제부터라는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국민의힘의 지상 과제는 정권교체다. 이 대표는 사령탑으로서 당을 중심으로 야권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을 매끄럽게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부여 받았다. 이를 위해선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서둘러 마무리해야 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입당도 신속하게 성시시켜야 한다.
당내 반발 속에서도 ‘8월 경선버스 정시 출발’을 강조해온 만큼 이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30대 원외 당대표’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면서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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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 조문을 위해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
차기 대선을 이끌 ‘사령탑’인 만큼 좀 더 무게감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제 ‘제1야당’의 대표로서 더 이상은 과거의 ‘정치 평론가’적인 행보는 삼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의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폐지’ 언급이다.
이 대표는 여가부가 제 역할을 못 한다며 부처 폐지를 주장했지만, 원희룡 제주지사 등 일부 대권 주자와 조수진 최고위원 등은 비판과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후 통일부 폐지론까지 꺼내들며 "당혹스럽다"(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는 내부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당내 한 핵심 관계자는 “본격 대선 모드로 접어든 만큼 당 대표의 작은 실수 하나가 대선 전체 판을 흔들 수 있다”면서 “정권교체를 이끌 ‘사령탑’으로서 항상 살얼음 판 위에 서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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