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서울숲’은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1가에 있는 테마공원이다.
지난 2005년 6월에 개원, 현재 재단법인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서울숲컨서번시’에서 관리 및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과천으로 이전한 구 서울 경마장(競馬場), 그리고 체육공원과 골프장 등이 있던 부지를,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의 주도로 뉴욕의 ‘센트럴파크’나 런던의 ‘하이드파크’ 같이, 도심 속의 녹지(綠地)로 만들었다.
35만 평의 부지에 2352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테마공원 다섯 곳과 기타 시설을 조성했다.
관리감독 기관은 처음 서울시청이었으나, 2016년 11월 서울그린트러스트에 민간위탁(民間委託) 됐다. 서울그린트러스트는 기업과 시민 캠페인, 모금을 통해 서울숲 조성부터 함께 해 온 비영리 단체로, ‘서울숲사랑모임’으로 11년 동안 숲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왔다.
대한민국(大韓民國) 공원 민간위탁의 최초 사례다.
원래 체육공원, 경마장 등의 시설을 일부러 완전히 철거하지 않고 콘크리트 골격을 일부 남긴 후 공원으로 리모델링했는데, 도시 속 녹지라는 컨셉에 잘 어울린다. 화장실 등의 건물도 노출(露出) 콘크리트 위주로 디자인됐는데,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넓은 잔디밭과 어린이 놀이시설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으며,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어 연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주말마다 웨딩 촬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습지생태원(濕地生態園) 뿐만 아니라 수변 휴게실 뒷편에서도 촬영을 많이 한다.
봄과 가을에 방문객이 무척 많은데, 금요일이나 주말에 날씨가 좋으면 서울숲 주변의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방문객들이 주차한 자동차가 빼곡하다. 주차장이 좁으므로, 가급적이면 대중교통(大衆交通)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면적에 비해 뚝섬로, 고산자로 등 여러 도로로 토막이 난 상태라, 부지 활용이 비효율적(非效率的)이고, 권역 사이의 이동이 불편한 것도 ‘옥의 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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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숲 내 호수. 과거 한강의 일부이던 곳/사진=미디어펜 |
무더운 여름날 오전, 이 서울숲을 통과해 한강을 건너고, 한강길을 따라 금호동 ‘달맞이봉’을 오르고, 금호역(金湖驛)으로 간다. 더운 대낮에 달맞이하러 가는 산책길이라!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수인분당선 서울숲역이다. 3번 출구에서 뒤로 돌아 조금 가면 나오는 골목길에서 좌회전, 좀 더 가면 서울숲이다.
과거 경마장답게, 입구엔 말을 달리는 기수(騎手)들의 동상이 반겨준다.
‘거울연못’ 옆으로 시원한 숲길이 기다린다. 하늘을 가린 나무들이 빽빽한 숲길을 간다. 조금 더 가니, 큰 호수가 있다. 그 옆으로 숲길이 이어지고, 원추리 꽃밭 앞을 지났다. 곧 성수대교북단 교차로가 나온다.
맞은편에는 원래 레미콘공장이 있었다. 그러나 분진과 소음 등 공해로 민원(民怨)이 쇄도, 결국 이전되고, 그 자리까지 서울숲이 확장된다.
교차로를 대각선으로 건너면, ‘뚝섬생태숲’이다.
뚝섬생태숲은 과거 한강물이 흘렀던 곳으로, 한강과 중랑천(中浪川)을 연계하는 자연 생태 숲으로 조성됐다. 야생동물의 서식 공간으로 활용되며, 사슴을 비롯하여 총 8종 110마리가 넘는 동물들이 살고 있다.
야생동물(野生動物)을 관찰할 수 있도록, 그 위로 보행가교가 있다. ‘가을단풍길’ 또는 ‘서울숲 바람의 언덕’이라고도 한다.
큼직한 시설로는 사슴, 고라니 등이 있는 우리가 있다. 예전에는 풀어놓고 키우는 방목장(放牧場)이 있었으나, 사슴들의 왕성한 번식으로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 우리에 넣어 키운다.
꽃사슴 방사장에는 사료 자판기(自販機)도 있었는데, 여기서 사료를 사서 사슴에게 직접 먹일 수 있다. 사료가 담긴 컵을 내밀면. 냄새를 맡은 사슴들이 철창 쪽으로 모여든다. 하지만 현재는 동물복지(動物福祉)상 사료 자판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먹이통에서 식사 중인 꽃사슴 한 마리가 참 예쁘다.
꽤 큰 호수 위를 지난다. 과거엔 강의 일부이던 곳이다. 이윽고 한강(漢江)이 유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성수대교와 용비교가 보인다.
중랑천 건너에는 응봉산(鷹峰山)이 우뚝하다. 조선시대에 매사냥이 행해지던 곳이라, 응봉산이라 이름 지었다. 해발 95m의 낮은 언덕이지만, 한강변에 높게 솟아 경치가 그만이다. 특히 봄철에는 개나리 명산으로 유명하고, 야경도 뛰어나며, 암벽등반공원(岩壁登攀公園)도 있다.
동부간선도로를 건너, 중랑천 변으로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길을 따라가면, 응비교 옆으로 도보 및 자전거 용 인도교(人道橋)가 있다.
중랑천을 건너 좌회전, 한강변을 걷는다. 날씨가 무척 더워, 금방 지친다.
깊 옆 벽천분수(壁川噴水)가 시원하게 물을 뿌린다. 5월부터 10월까지, 하루 5회, 매회 20분간 가동된다. 그 옆으로, 강변북로 밑을 통과할 수 있는 굴다리, ‘금호나들목’이 있다.
굴다리를 지나면, 바로 ‘달맞이 근린공원(近隣公園)’, 바로 달맞이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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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맞이봉에서 바라본 한강/사진=미디어펜 |
계단이 아찔하게 뻗어있다. 하지만 곧 그늘이 나오고, 응봉산보다 더 낮은 봉우리다 보니, 10분 정도면 정상이다.
그렇지만 한강 조망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동호대교가 코앞이고, 한남대교, 반포대교(蟠浦大橋)가 이어진다. 맑은 날씨라, 멀리까지 선명히 보인다.
달맞이공원은 예로부터 정월 대보름날 사람들이 모여, 달을 맞으며 소원을 빌던 곳이다. 한강 조망과 야경(夜景)이 유명한 서울의 손꼽히는 경관명소로, 낮과 밤 모두 아름답다.
금호동과 옥수동 남쪽 한강에 ‘저자도’라는 섬이 있었다. 경치가 좋아 선경(仙境)이라 할 정도였다. 일제 때인 1925년 ‘을축년 대홍수’때 쓸려나가 낮은 모래섬으로 바뀌었고, 1970년대 한강개발 과정에서 완전히 물속에 가라앉았다고 한다.
달맞이는 영월(迎月) 또는 망월(望月)이라 한다. 대보름날 달이 뜨는 것을 남보다 먼저 보는 것이 길하다 해서, 다투어 달맞이에 나갔다. 때로는 시루에 떡을 해서 시루째 가져가서, 달에게 복을 빌었다.
첫 만월을 보고, 그 해의 농사일을 점치기도 했다. 달의 사방이 두꺼우면 풍년(豊年), 얇으면 흉년의 징조이고, 조금도 차이가 없을 경우 평년작이라고 믿었다고...
그 옆 안내판에는 달과 관련된 현상들인 일식(日蝕)과 밀물, 썰물에 대한 설명이 씌어있다.
달맞이봉을 내려와, 금호역으로 발길을 옮긴다.
도로가에 금호동의 ‘백범학원’과 ‘김구(金九) 주택’ 안내판과 비석이 서 있다.
백범(白凡) 선생은 1948년 말, 서울 각 처를 돌며 가난한 동포들에게 당시로선 거금인 90만원을 나눠줬다. 어머니 곽낙원 여사 유해의 한국 봉안식에 들어온 부의금(賻儀金), 아들 김신의 결혼식 축의금의 일부라고 한다.
이 중 금호동에 전달된 돈은 주민들의 숙원이던 가난한 아동을 위한 학교 설립 기금으로 사용됐다. 1949년 1월 개원한 백범학원은 많은 주민들의 문맹(文盲) 퇴치에 큰 기여를 했다.
당시 금호동 일대는 일제 때 일본인들의 ‘적산가옥’이 많았고, 대부분 전재민(戰災民) 주택이 됐다. 이는 백범 선생이 추진해 이뤄진 일이라, 이 주택들을 ‘김구 주택’이라 불렀다고 한다. 성동구는 2013년 8월 29일, 당시 백범학원이 있던 곳에 이 기념비를 세웠다.
선생께 인사를 드리고, 금호역으로 향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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