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 노사가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를 위한 단체협약(단협) 개정에 일부 합의했다.
다만 노동조합은 회사측의 일시금과 자사주 지급 등을 상향한 2차 제시안에 대해서 임금성과 미래협약 등 주요 쟁점부문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까지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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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공장 생산라인. /사진=현대차 제공 |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지난 16일 16차 교섭에서 노조 측의 단협 개정요구안 중 'MZ세대 사기진작 방안 마련' 항목에 합의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자사 차량 구매시 할인율 상향이다. 단협 개정안에는 '입사 수습기간 이후 누구나 첫차 구입시 20% 할인 적용' 내용이 포함됐다.
현대차는 직원 근속연수에 따라 자사 차량을 구매할 때 10%에서 최대 30%의 할인을 적용했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신입사원의 경우 입사 후 첫 차에 한해 일시적으로 중견사원급에 해당하는 20%의 할인율을 적용해주기로 했다.
입사 후에도 학자금 대출을 갚고 있는 MZ세대 직원들의 위해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 입사 3년 미만 직원에 대해 입사 전 대학교 학자금 대출이자를 연 1회 정산 방식으로 회사가 지원해주는 내용이 추가됐다.
이 밖에도 MZ세대가 실질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결혼과 출산 경조금도 인사 됐고 기숙사 환경도 개선키로 했다. 울산 공장 기숙사 재개발 공사는 내년 초 즉각 착공할 예정이며, 전주와 아산 지역 기숙사도 재개발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단협 개정은 노사 모두 최근 불거진 MZ세대의 불만을 다독일 필요성에 공감한 결과로 풀이된다.
노조는 사무·연구직이 대부분인 저연차 사원들이 생산직 위주의 임단협 교섭에 불만을 품고 별도의 사무직 노조를 설립하는 등 조합원들간 균열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MZ세대의 이해관계를 대변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번 단협 개정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MZ세대는 현대차 발전의 미래 주역이다"며 "그들이 회사에 대한 애사심을 갖도록 다양한 사기진작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측 역시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 대응을 위한 고급 인재 확보가 중요한 상황에서 사무·연구직 저연차 사원들의 이탈을 막는 게 시급한 형편이라 노조의 단협 개정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이를 제외한 기본급·성과급 인상과 미래협약 등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노사간 이견이 여전히 크다는 것이다.
사측은 16차 교섭에서 기본급 월 5만9000원 인상, 성과급 125%+350만원, 격려금 200만원, 무상주 5주, 복지포인트 10만원 등을 2차 제시안으로 내놨다. 조합원 1인당 평균 수령 금액이 1400여만원에 달한다.
이는 기존 대비 기본급은 9000원, 성과급은 25%포인트+50만원이 추가됐다. 또 최근 현대차 주가를 감안하면 110만원 이상 가치의 무상주 5주까지 포함됐다. 총액 기준으로는 1차 제시안보다 300만원가량 늘었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기본급 및 성과급 추가 인상과 정년 연장(만 64세), 미래협약, 전기차 할인 등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교섭에서 노조는 기본급 9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영업이익의 30%에 해당하는 성과급 지급을 최초 요구안으로 내놨었다.
미래협약은 전기차 전환, 도심항공모빌리티(UAM)·로보틱스 상용화 등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신산업에 소요되는 투자를 울산, 아산, 전주, 남양 등 현대차 사업장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하라는 내용이다.
노조는 전기차에 대해서도 일반 차량과 동일하게 직원 할인(10~30%)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현대차는 현재 전기차에 대해서는 생산량 부족과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직원 할인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전기차 할인에 대해 "단협 기득권을 유지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이번 주를 '여름휴가 전 타결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이번 주 타결이 무산되면 파업에 돌입하겠다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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