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지지율 하락세를 겪고 있는 야권의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김종인계, 친박계 의원 등 국민의힘 인사를 대거 영입하면서 대선 캠프 재정비에 나섰다. 동시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치맥 회동’을 갖고 입당과 관련해 논의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을 앞두고 본격적인 몸풀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캠프’ 인선을 추가 발표했다. 캠프 상근 정무특보에는 이학재 전 국민의힘 의원, 상근정무보좌역에는 함경우 전 국민의힘 조직부총장, 상근 대외협력특보에는 김경진 전 무소속 의원이 합류한다.
또 청년특보에는 장예찬 시사평론가, 캠프 상황실 총괄부실장에는 신지호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국회의원, 기획실장에는 박민식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의원이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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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7월 25일 서울 광진구 건대 맛의거리에서 '치맥 회동'을 갖고 있다./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국민캠프' 제공 |
캠프 대변인은 이두아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병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이 맡는다. 부대변인은 최지현 부대변인이 그대로 수행한다.
눈길을 끄는 점은 김종인계와 친박 의원들이 주를 이뤘다는 점이다.
대변인을 맡은 김병민 전 비대위원과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 함경우 전 조직부총장 등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 체제에서 일했던 사람들이다. 이학재, 박민식 전 의원은 과거 친박계로 분류된 인물들이다.
이와 관련, 김 대변인은 "김종인과 정치를 했던 많은 사람들이 윤캠프에 참여한 것을 볼 때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또 김 위원장이 극구 반대했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의 사전 동의가 있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대표는 윤캠프 영입인사에 대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예찬 평론가와 이두아 전 의원을 겨냥 "유튜브에서 상품광고를 할 때 본인이 협찬을 받았음을 알리고 방송하는 것은 기본적 예의"라며 "특정 캠프에 소속됐던 인사들이 중립적인 양 방송을 했던 것이라면 상도덕이 땅에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윤 전 총장과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 맛의거리에서 1시간30분가량 ‘치맥 회동’을 가졌다.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출간된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이준석이 나갑니다 따르르르릉-이준석 전후사의 인식’이란 책을 갖고 와 사인을 요청했고, 이 대표는 ‘승리의 그 날까지’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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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7월 25일 서울 광진구 건대 맛의거리에서 '치맥 회동'을 가진 뒤 손깍지를 하고 거리를 걷고 있다./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국민캠프' 제공 |
두 사람은 회동 후 얼큰히 취한 모습으로 취재집 앞에 섰다. 이 대표는 “오늘을 네 글자로 ‘대동소이’라고 표현하겠다”면서 “제가 오늘 좋은 분들을 만나다 보니까 얼굴이 빨개질 때까지 술을 마신 것 같다. 앞으로 정권교체,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일에 저희가 같이 할 일이 많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국민께서 불안하지 않게 해드려야 하고, 정권 교체를 위해서 어떠한 결단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제가 결정할 때까지 시간을 좀 가지고 저를 지켜봐달라고 말씀드렸고, 이에 이 대표도 흔쾌히 공감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을 기점으로 사실상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가시거리 내에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24일은 윤 전 총장의 검찰총장 임기 만료일이었다. 검찰총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만큼 다음날인 25일부터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윤 전 총장도 최근 주변에 “이제 검찰 일은 잊으려고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에 대한 불확실성의 절반 이상은 제거했다. 당원과 지지자분들은 안심하셔도 좋겠다고 당 대표로서 말씀드린다”며 “다만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해 서로가 고민하고 있다. 오늘부터 저희가 고려해야 할 세 글자는 ‘시너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입당이 시기만 남은 것이냐’는 질문에 “그걸 가지고 너무 쪼지 말라는 게 오늘의 교훈”이라고 말했다. 이어 답변한 윤 전 총장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정권교체 하겠습니다”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다만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회동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 관계자는 26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와의 친소관계만으로 입당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정권교체라는 큰 틀에서 입장을 같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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