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최근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과 관련해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됐다는 중요한 상징”이라면서 “앞으로 2주가 중요하다. 미국도 좀 더 분명하게 북에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방미 중인 김 원장은 2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미 평화연구소(USIP)와 공동 진행한 북한 관련 세미나에서 “남북 통신연락선 복구는 서울뿐 아니라 워싱턴에 대한 사인이기도 하다”며 조 바이든 행정부의 후속 조치를 촉구했다.
김 원장은 세미나에 이어 진행된 특파원 간담회에서도 “앞으로 2주가 중요하다”면서 “미국이 대화 의지가 있다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8월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전제할 때 이는 여러 오해, 특히 북한에 오해를 낳을 수 있다”며 “아무런 조치없이 2주를 넘기게 되면 북한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럴 경우 통신선 복원, 정상간 친서교환 등이 소용없어지고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방식으로 한반도 상황이 경색될 수 있다. 그렇게 되지 않게 미국이 좀 더 이 타이밍에 움직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가장 초보적 단계의 신뢰를 서로 확인할 수 있는 구두적 표현이 있었으면 좋겠다. 미국이 조금 더 믿을 만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혹시라도 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불필요한 도발을 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김 원장의 방미 일정에 동행한 이기동 전략연 부원장은 이 자리에서 “한미훈련은 바로미터로써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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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사진=연합뉴스 |
즉 한미가 예정한 대로 연합군사훈련을 하더라도 미국측에서 좀 더 강력한 대화 의지를 나타내는 메시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한미연합훈련의 축소 혹은 연기하는 방식으로 대화 의지를 행동으로 나타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또 이번 전략연측의 방미엔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도 동행했다. 이와 관련해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재가동 첫 단추로 남북철도연결사업을 염두에 둔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김기정 원장은 “북한이 지금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우므로 이 기회를 놓치면 중국으로의 경사 속도가 굉장히 빨라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중국의 북한 철도에 대한 관심이 노골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우리에게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철도 부분에서 기회를 놓치고 나면 남북관계 변화를 위한 모멘텀이 만들어지기 힘들 것이다. 이 시점에 이러한 중요성에 대해서 미국이 알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기동 부원장은 “(남북 간 철도사업이) 지속가능하고 실행 가능한 접근에서 보면 가장 실행 가능한 사업 중 하나”라면서 또 “중국의 선점에 대한 견제와 제어의 측면이 있다. 만약 중국이 철도운영권을 50년이든 30년이든 받게 되면 북한의 교통망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으로 남북관계 측면에서 긍정적으로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기동 부원장은 아울러 지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때 북측이 제시했던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와 관련해 “재평가도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정부와 바이든 정부의 영변에 대한 평가가 달라야 한다. 트럼프 정부의 ‘빅딜’엔 영변만으론 안되지만 바이든 정부는 스몰딜을 추구하니까 입구론적 관점에서 보면 하노이회담 때보다 (영변 핵시설의) 가치가 훨씬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원장은 “영변에 대한 재평가가 맞아떨어진다면 의외로 실무협상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라며 “그러면 비핵화의 진전이 이뤄졌을 때 정상회담도 할 수 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말처럼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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