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금융거래량이 급증한 가운데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100% 비대면 출시에 힘을 쏟고 있어 은행간 격돌이 예상된다. 주담대는 대출 규모가 큰 데다가 상환율도 여타 대출보다 높아 은행의 핵심 수익원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경쟁사에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한 은행간 고객 유치전도 치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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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제공. |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거래가 확산되면서 스마트폰이나 PC 등을 이용한 대출 신청한 금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자 은행들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대출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8개 국내 은행과 우체국에서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을 통한 자금 이체 및 대출 신청 금액은 하루 평균 58조6579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48조6455억원)보다 20.6% 늘어난 규모이며, 이용 건수도 하루 평균 1333만 건으로 전년에 비해 11.9% 증가했다.
현재 시중은행 가운데선 우리은행이 최초로 전(全)과정이 비대면으로 취급되는 대출상품 출시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이 100% 비대면 주담대 상품 출시에 성공하면서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이와 같은 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실적발표를 통해 8월말 100% 비대면 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한다고 예고했다. 허영택 신한금융지주 경영관리부문장(CMO) 부사장은 "은행 비대면 담보대출은 8월 말 전후로 론칭할 예정"이라며 "은행의 리테일 상품은 궁극적으로 100% 비대면 상품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역시 기존 비대면 상품에 보완점을 더해 비대면 주담대 출시를 시사했다. 정문철 KB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주담대는 부동산 정책과 담보 설정 과정 등 예외적인 상황이 많아 비대면에서 실현되기 쉽지 않고 아직은 대면을 더 선호하지만, 추세가 비대면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최근 주담대 프로세스를 보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달 '우리원(WON)주택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그동안 은행권에서 비대면 주담대 상품이 출시돼왔다. 그러나 통상 소유권 이전이나 근저당 설정 등 복잡한 서류 절차로 한두 번은 고객이 영업점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있어 비대면 주담대라고는 하지만 실상은 '반쪽 비대면' 상품에 그쳐왔다.
우리은행이 모든 과정을 비대면으로 실현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전자등기 시스템 구축 덕분이다. 주택에 대한 소유권 이전과 근저당 설정 등 복잡한 서류 절차를 전자등기 시스템을 통해 번거로움을 없애고 모든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게 우리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리원주택대출은 주택구입과 대환대출, 생활안정 등 자금 용도에 대한 구분이 없으며, 주택구입자금의 최대한도는 5억원, 금리는 최저 연 2.74이다. 소득과 주택시세를 입력하면 3분 안에 대출금리와 한도 확인까지 가능하다.
부부 공동명의이거나 기존에 대출이 있는 주택 등 권리관계가 복잡한 경우에도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며, 보유 주택수 확인을 위한 세대원 동의절차도 미성년자까지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