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한국은행이 이르면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부채와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금융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어 한은이 더 이상 기준금리 인상을 미룰 수만은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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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제공. |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한은의 8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 관측하고 있다. 우리금융연구소는 '8월 금융시장 브리프'를 통해 한은이 오는 8월 2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이 본격화하자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이어 같은 해 5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조정한 이후 현재까지 동결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연구소는 글로벌 경기 개선에 따른 수출·투자 호조, 백신보급과 대규모 초과 저축에 기반한 소비 반등, 추경 등 확장적 재정 기조, 주택시장과 연계된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8월 중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실물경제 타격이 커지면 인상시기 10월 또는 11월로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소는 전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여러 차례에 걸쳐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밝혀왔다. 지난달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금리인상이 늦으면 늦을수록 더 많은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경고하며 "경제 주체들의 수익 추구 행위, 레버리지가 과도하게 진전된다면 언젠가 조정을 거치고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은이 지난 3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7월 15일 개최)을 보면 고승범 금통위원이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고 위원은 "금융안정을 고려하면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금융안정에 보다 가중치를 둬 기준금리를 현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상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 같은 소수의견을 낸 배경에는 급증하는 가계부채와 금융불균형이 자리한다. 고 위원은 "특히 최근 정부 대책에도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시장 등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최근과 같은 부채증가세가 지속되면 과도한 부채부담으로 금리 정상화가 불가능해지는 소위 부채함정에 빠질 위험이 커진다"고도 했다.
글로벌 금융기관인 골드만삭스와 JP모간 등도 한은의 8월 금리인상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장에선 올해 8월 금리인사을 시작으로 연내 최대 2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예정된 금통위 정례회의는 오는 26일과 10월 12일, 11월 25일로 3차례를 남겨놓고 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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