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MA, 글로벌 100대 부품업체 현황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 발표
작년 국내 자동차 부품사 매출 3% 감소…"日‧獨 대비 선방"
R&D 집약도는 해외 주요 5개사(7.2%) 대비 국내 9개사(3.2%)로 빈약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 중 글로벌 100위권에 포함되는 기업이 2019년 8개에서 지난해 9개로 확대됐다. 지난해 자동차용 전기배선 장치인 와이어링 하네스 수급난에 힘입어 이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유라코퍼레이션의 글로벌 순위가 100위권 밖에서 단숨에 78위까지 급등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11일 발표한 '글로벌 100대 자동차 부품업체 현황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국가별 100대 부품업체수 순위는 일본(23개), 미국(22개), 독일(18개), 한국(9개), 중국(8개) 순으로 나타났다.

   
▲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자동차/사진=미디어펜


2019년 대비 미국, 한국, 중국 업체수가 1개씩 증가한 반면, 일본 업체수는 1개 감소했으며, 상위 10개국 중에는 영국이 1단계 하락한 것 외에는 순위 변동이 없었다.

국내 부품사 중 현대모비스, 현대트랜시스, 현대위아, 한온시스템, 만도, SL, 서연이화, 현대케피코 등 기존 8개 업체 외에 유라코퍼레이션이 100대 글로벌 부품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유라코퍼레이션은 100위권 진입과 함께 글로벌 순위가 78위까지 오르면서 국내 부품사 중에서도 서연이화와 현대케피코를 제치고 7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기존과 동일한 7위를 유지했고, 현대트랜시스는 2단계 오른 34위, 현대위아는 1단계 하락한 38위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글로벌 부품사들의 매출은 전반적으로 하락했으나 하락폭에서는 차이를 보이며 업체 간 격차는 확대됐다. 상위 10개 부품사들을 비교하면, 1~3위(보쉬, 덴소 ZF)의 경우 매출 감소율이 0.1%~2.4%로 소폭에 그친 반면, 4~10위 업체는 4.1%~17.2%로 감소폭이 컸다.

국내 1위 부품사인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매출은 4.1% 감소해 10대 업체의 평균 감소율(7.2%)보다는 양호했다.

2020년 국가별로는 한국과 중국이 작년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빠른 내수 회복에 따라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2020년 발표된 매출액은 2019년 발표된 매출액 대비 감소폭이 3.0%로 100대 글로벌 부품업체의 매출합계 감소폭(10.0%)보다 낮았다.

이는 내수가 역대 최고치로 좋았던 점(190.6만대), 여기에 국내 시장에서 단가가 높은 SUV(+15.8%)와 전기동력차(+57.6%) 판매가 크게 증가한 점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도 코로나 19 이후 급속 회복된 내수에 힘입어 2019년 발표된 매출액 대비 유일하게 매출이 증가(+6.9%)했으며, 대부분 기업들의 순위도 상승했다.

◇국내 부품사 영업이익 선방...연구개발 집약도는 떨어져
해외 5개사와 국내 9개 부품사의 영업이익률과 연구개발 집약도(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를 비교하는 경우 우리의 영업이익률은 해외 기업들 대비 구조적으로 더 낮은 상황에서 작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 차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5개사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4.1%에서 2020년엔 0.7%로 급감한 반면, 우리 9개사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3.0%에서 작년 2.1%로 상대적으로 소폭 감소했다.

   
▲ 세계 상위 10대 자동차 부품업체 현황(단위 : 백만달러, %). /사진=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제공


다만, 연구개발 집약도의 경우 해외 5개사의 평균은 전년대비 0.7%p 상승한 7.2%에 달했던 반면, 국내 9개사의 평균은 전년대비 0.1%p 상승한 3.2%로 나타나, 우리 기업들의 구조적으로 낮은 R&D 집약도는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보쉬는 적자상황에서도 연구개발 집약도를 10.5%로 유지하는 등 미래 대비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인 반면, 현대모비스(2.8%), 현대트랜시스(3.1%), 현대위아(0.9%), 한온시스템(4.9%), 유라코퍼레이션(0.3%), 현대케피코(4.1%) 등 우리 기업들의 연구개발 집약도는 대부분 5% 이하에 머물러 R&D투자 비중을 높일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런 낮은 연구개발 집약도는 R&D 투자여력 부족 등 기업요인도 있으나, 주요국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등 정부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에도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는 대기업의 경우 R&D투자에 대한 세액공제가 투자비 대비 0~2%에 불과하나, 독일은 25%, 일본은 6~10%에 이르고 있다.

한편, 부품업체들의 매출은 고부가가치화, 전동화, 자율주행관련 부품비중이 높을수록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도 적극적 M&A 등을 통한 전동화와 자율주행화 방향으로의 사업재편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R&D 및 M&A 금융지원 확대 필요성이 제기된다.

국내의 경우 전기동력차(EV·HEV) 부품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도(-7.2%)와 한온시스템(-5.1%)의 매출액 감소폭이 작은 반면, 현대케피코(-16.6%), 현대위아(-16.5%), 현대트랜시스(-8.6%)의 매출 감소폭은 크게 나타났다.

또한 SL(+10.1%)은 차량 고급화 추세에 따른 LED 램프 납품량 증가, 서연이화(-1.9%)도 고급 내장재 적용차종 확대에 따라 양호한 매출 실적을 나타냈다.

해외 부품사의 경우에도 전년 대비 10% 이상 매출액이 증가한 5개사가 전기동력차, 제어 및 인포테인먼트 관련 부품업체로 나타났다.

   
▲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현황(단위 : 백만달러, %) . /사진=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제공


정만기 KAMA 회장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동력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위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우리 부품업체들의 생존은 물론 시장주도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R&D와 관련된 선제적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도 미래차 관련 R&D와 관련 설비투자에 대해서는 국가핵심전략기술에 포함하여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등 최소한 경쟁국과 동등수준으로 R&D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정책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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