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해군 여성 부사관(32)이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신고를 한 뒤 부대 숙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지난 5월 공군 부사관이 상관에게 강제추행을 당한 후 2차 가해로 고통을 호소하다가 세상을 떠난 지 3개월 만에 같은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13일 해군에 따르면 경기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근무하던 A중사는 전날 오후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중사는 5월 27일 같은 부대 소속 B상사와 외부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중 강제추행을 당했다.
당초 A중사는 사건 직후 부대 관계자 1명에게만 피해 사실을 알리고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당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A중사는 8월 7일 부대장에게 피해사실을 알리고, 사건을 정식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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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추행 피해 신고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의 영정과 위패가 3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놓여 있다. 2021.6.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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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접수한 부대는 근무일인 9일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했다. 이후 군사경찰은 10일 군 성고충상담관과 피해자를 조사했고, 다음날인 11일 가해자인 B상관을 조사했다. 그리고 다음날 오후 A중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중사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중앙수사대는 “이번 사망사건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관련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성추행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이 서욱 국방장관 등 군 지휘부를 청와대로 불러 “신뢰받는 군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당부한 지 8일만에 벌어졌다. 군 당국이 공언한 재발방치 대책도 무의미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시점은 공군 이 중사가 지난 5월 21일 20전투비행단 영내 관사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지 6일 이후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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