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직접 발표…경기도 100% 지급에 경선 경쟁자들 '이재명 때리기'
도와 최종합의해야 하는 도의회 찬반 격렬…장현국 의장 "신중한 논의 필요"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13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존 정부 재난지원금에 더해 추가 재원을 부담해서 전 경기도민에게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공식 발표하고 나섰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열고 "31개 전 시군이 참여하는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도 도비 80% 부담을 요구하며 '전 도민 지급'을 건의함에 따라 전 도민 지급을 결정하게 됐다"며 "도의회 유일 교섭단체인 민주당 원내대표단도 시군의 재정상 어려움을 감안해 도 부담을 90%로 해 전 도민 지급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100%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총 예산 규모는 4151억원이다. 도가 3736억원, 시군이 415억원을 부담하게 된다.

당초 정부의 재난지원금은 소득상위 88%에 대해 선별지급하는 방식이다. 경기도는 이를 100% 모든 도민에게 주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지난 1일 수원·용인·성남·화성·부천·남양주·안산 등 7개 도시 시장은 시군 부담 비율과 관련해 "추가 부담이 발생하는 등 재정 압박으로 인해 대형 사업이 중단되면서 오히려 시민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때문에 수용이 어렵다"며 "경기도가 아닌 다른 광역자치단체와의 형평성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나선 바 있다.

추가 재원 중 경기도가 90%를 부담하겠다는 이 지사의 13일 발표는 이러한 7개 도시의 반발을 감안해 최선의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의 100% 재난지원금 지급 결정과 관련해 또다른 난관은 도와 최종 합의해야 하는 도의회다.

야당인 국민의힘과 민생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고, 도의회 유일 교섭단체인 민주당 내에서도 계파간 찬반 논쟁이 격렬한 실정이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본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월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본주택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박민규 기자
이에 대해 장현국 도의회 의장은 최근 입장을 내고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도 집행부를 견제해야 하는 지방의회 역할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재원이다.

앞서 경기도는 1~2차 재난지원금에 총 2조 7677억원을 썼다. 각종 기금 적립액도 활용했다. 

여기에 이번 3차 재난지원금 소요 비용을 더하면 3조 1828억원이다. 도의회측 분석에 따르면 이는 향후 3년의 거치기간 동안 매년 수백억원을 상환하고, 거치기간 이후에는 수년에 걸쳐 수천억원씩 균등분할 상환해야 한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시군이 이번 3차 재난지원금 100% 지급을 위해 415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경선에서 이 지사와 경쟁하고 있는 다른 후보들은 문재인 정부보다 더 주려는 이 지사의 이번 100% 지급 결정에 대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도민에게는 좋은 결단이겠지만 다른 지역민 눈에 차별로도 읽힐 수 있다"고 비판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국정경험이 없어 이런 결정을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와 경선 표심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국회 결정에 따르려는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은 어떻게 할 것인가도 고려하면서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측 도의회 관계자는 13일 본보 취재에 "현재 도의회는 민주당 경선의 축소판으로도 보인다"며 "이재명계와 반이재명계 등 계파 갈등이 암암리에 나오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안정적 도정 운영이 중요하지만 대선정국에 몰입해 계파간 갈등이 빚어질 뿐더러 공식적인 지사직 사퇴 및 그로 인한 도정 공백을 염려하는 도의원들이 상당하다"며 "재난지원금 지급을 비롯해 현안 과제가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 하지만 각자의 속사정이나 당내 여건은 녹록치 않다"고 밝혔다.

이 지사가 13일 100% 지급을 공식 발표했지만 실제 결정은 도와 도의회 간의 최종 합의에서 이뤄진다.

이 지사의 재난지원금 강행에 도의회가 화답할지 주목된다. 수년에 걸쳐 상환해야 하는 재원 특성상 현실적인 한계는 명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