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삼각편대를 형성했던 국내 자동차 중견 3사들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패러가임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잠잠했던 국내 완성차 업계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쌍용자동차가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카드가 르노삼성자동차의 지분을 매
각하기로 했다. 큰 변화 없이 고임금·저생산 기저를 유지해 왔던 국내 완성차 업계에도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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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사진=르노삼성 제공 |
19일 삼성카드는 "보유 중인 르노삼성차 지분 19.9%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매각방식, 대상 및 절차 등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르노삼성의 최대 주주는 80.04%의 지분을 보유한 르노BV다. 르노그룹은 지난 2000년 삼성카드와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하는 형태로 르노삼성을 인수했다. 삼성카드의 르노삼성 지분은 19.90%이고 나머지 0.06%는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삼성전자·삼성물산과 맺은 '삼성' 브랜드 사용 계약에 따라 사명에 '삼성'을 넣어 사용했다. 하지만 2대 주주인 삼성카드가 지분 전량을 매물로 내놓으며 명칭에서도 변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표권 사용 계약기간은 10년이었으며, 2010년 8월 한차례 연장했다. 상표 사용 대가는 EBIT(세전영업이익)가 발생하는 연도에 EBIT를 한도로 해당되는 제품매출액의 0.8%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8월 계약이 종료됐지만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고, 2년의 유예기간만 남아 있는 상태이다. 삼성카드는 지분 매각 추진을 통해 르노삼성과의 결별을 공식화하면서 새로운 계약을 체결한 가능성도 없어졌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는 르노그룹 브랜드 전략에 따라 내년 9월부터 새로운 사명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중론이다. 다만 르노삼성이 국내 생산 모델에 적용하고 있는 '태풍의눈' 엠블럼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은 '태풍의눈' 엠블럼은 르노삼성 자산으로 삼성그룹 지분이나 브랜드 계약과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한편 르노삼성은 르노 브랜드로 출시되는 수입 모델에는 '로장주' 엠블럼을 부착하고 있다.
삼성의 르노삼성 지분 매각은 예견된 일이었다. 최근 실적 부진과 노사 갈등이 겹치면서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환경이 어긋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차 판매가 줄어 실적이 악화된 르노삼성은 브랜드 사용료 지급조차 부담스러운 처지가 됐고, 삼성 역시 이용료와 배당 수입이 줄어든 가운데 부정적인 이미지를 함께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더불어 르노삼성은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르노삼성은 높은 생산 비용 때문에 본사로부터 충분한 일감을 배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노조는 3년째 전면 파업을 벌이면서 사측과 갈등하고 있다.
앞으로의 르노삼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앞서 대우자동차가 한국지엠으로 이름을 바꾸는 과정에서 보여준 것과 같이 르노삼성이 르노코리아와 같은 이름으로 변경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자동차시장에서 삼성이라는 타일틀에 대한 큰 매리트는 없는 실정이어 사명이 변경된다고 해도 실적에는 큰 타격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더욱이 앞서 르노그룹이 중국의 지리자동차와 친환경차 개발을 발표한 만큼 기존 르노삼성의 기능이 축소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르노삼성의 경우 르노그룹에서 세단모델과 중형·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의 개발하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의 패러다임전환 속도가 높아지며 기존 르노삼성의 기능도 출소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생산기지의 역할이 변화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앞서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의 존속을 위해 새로운 주인을 찾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쌍용차 인수를 위한 의향서(LOI) 마감 결과 다양한 기업들과 컨소시엄이 형성돼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회사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곳은 국내 재계서열 순위 38위인 SM그룹과 미국의 자동차 유통회사 HAAH,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가 함께 하는 에디슨모터스다.
쌍용차의 M&A 시작은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경쟁력을 다시 갖추고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성장도력을 마련해야 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특히 현재의 인력구조를 파격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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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이 차체를 만들고 있는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차체 3라인 /사진=쌍용차 제공 |
쌍용차는 자구안의 일환으로 절반가량의 근로자가 순환휴직으로 쉬고 있지만 공장가동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을 통해 인력주고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이 됐다. 이에 새로운 주인을 찾아 다시 시장에서 정상괘도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효율성을 높이기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상황이 괜찮은 것은 한국지엠이다. 하지만 7년 연속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차 트레일블레이저가 숨통을 틔워주고 있지만 이 차량 1대로 회사 상황 전체를 뒤바꾸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변화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는 면에서 높이 평가될 만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한국지엠은 국내 완성차 업계 최초로 온라인 판매를 도입해 시행중이다. 일부차종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했다는 것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앞서 현대자동차의 경우 이를 시도하려했지만 노조의 반발로 시도로 그쳤다.
또 올해 임단협의 2차 잠정안을 마련하고 곧 찬반투표에 돌입해 완성차 업계에서 두 번째로 빠른 타결을 통해 미래를 위해 힘을 쏟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임단협이 잘 마무리 되면 보다 적극적으로 경영정상화를 위해 힘을 쏟을 수 있다.
미국본사에서 약속 받았던 신차배정 역시 다시금 가능성을 갖게 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기업이 살아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서 스마트폰으로의 전환기 때의 모바일 업체들만 봐도 알 수 있다. 피쳐폰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던 노키아는 현재 종적을 감췄고, 애플이 새로운 시장의 혁신을 주도했다. 당시 시장적응에 난항을 겪던 삼성전자는 빠른 변화를 통해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현재의 자동차 시장 역시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며 대 변혁의 시기를 걷고 있다. 그 만큼 국내 완성차 중견 3사 역시 다시 뛰기 위한 변화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과감한 구조조정을 발표하고 시행에 옮기고 있으며 이는 자동차 산업의 피할수 없는 숙명이 됐다"며 "생산부문의 스마트팩토리화와 자동차 부품감소 등으로 필요한 인력 역시 줄어드는 만큼 새로운 형태의 생태계 구성과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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