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단협 작년보다 어렵다 25.4%, 원만하다 17.7%
"합리적인 대화와 타협에 기반한 노사관계 선진화 절실히 필요"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올해 국내 대기업들의 임금단체협상 교섭과정이 지난해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화와 타협에 기반한 노사관계 선진화가 요구되는 가운데 하반기 총파업 등 산업계의 갈등이 전망되면서 기업들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모습이다.

29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2021년 주요 대기업 단체교섭 현황 및 노동현안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임단협 교섭 과정이 ‘작년보다 어렵다’는 응답이 25.4%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보다 ‘원만하다’는 응답은 17.7%에 그쳤고, 유사하다는 응답은 56.9%였다.

한경연은 “올해 하반기에는 상급 노동단체들의 대규모 총파업, 총력투쟁 등을 예고한 만큼, 산업현장의 혼란과 갈등은 예상보다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 지난달 29일 현대차 노사가 2021 임단협 조인식에서 합의서에 서명 후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최종 타결된 평균 임금인상률은 3.2%로 지난해 인상률 1.9%보다 1.3%p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없는 회사의 평균 임금인상률은 3.3%로, 노조 있는 회사의 3.0%보다 다소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노조가 요구한 임금인상률은 평균 4.2%였다.

올해 경영실적 전망을 묻는 질문에 코로나 사태 이전 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39.2%,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33.1%였으며,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27.7%였다.

한경연은 “올해 상반기에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코로나 극복 가능성, 억눌렸던 보복소비 등으로 긍정적 경기 전망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코로나 재유행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경기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노동부문 현안 중에서 기업 활동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쟁점으로 ‘최저임금 인상’(48.5%)과 ‘중대재해 시 대표이사 등 경영자 처벌’(40.0%)을 꼽았다. 한경연은 “올해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과 시행령은 세계적 유례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모호한 규정이 많다 보니, 많은 기업들이 최대 현안으로 중대재해 처벌을 꼽은 것이 특징이다”고 분석했다.

최근 노조의 파업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노조의 무리한 파업 관행 개선을 위해 기업들은 △불법파업 등에 대한 노조의 법적책임 강화(56.2%), △불법파업에 따른 엄정한 공권력 대처(31.5%), △사업장 점거 전면금지(30.8%), △쟁의행위 돌입 요건 강화(26.9%), △쟁의기간 내 대체근로 허용(23.1%), △조정절차제도 내실화(20.0%), △사용자 선제적 직장폐쇄 허용(13.8%)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최근 10년간(2011~2020년) 파업건수는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2.1배 이상 많았으며, 근로손실일 수는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4.3배 더 많았다.

한편 기업들은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위한 개선과제로 △공정한 임금체계 개편(51.5%), △경영상 해고요건 완화(40.8%),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확대(25.4%), △파견 허용업종 확대(22.3%),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명문화(19.2%)를 꼽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초유의 코로나 재확산,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노조법 개정, 최저임금 인상,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등으로 기업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 여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대화와 타협에 기반한 노사관계 선진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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