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일 "디지털 경제로의 성공적 전환 여부는 신기술 도입을 앞당기는 것만큼이나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험을 얼마나 철저히 대비했는가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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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국은행 제공. |
이 총재는 이날 세계경제 연구원과 신한금융그룹 국제 컨퍼런스 축사를 통해 "디지털화의 빠른 진전에 맞춰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 보완사고나 정보유출로 신뢰가 훼손되면서 디지털 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디지털 플랫폼 경제로의 전환은 초연결 네트워크를 통해 공급자와 수요자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거래할 수 있도록 해주지만, 급속한 디지털화가 가져올 부작용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네트워크의 특성상 하나의 플랫폼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으면 지배력이 강화되고 그 확산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경쟁과 혁신이 저해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기후변화와 대해서도 "최근 각국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는 기후 변화의 움직임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러나 경제적 비용과 기술적 한계 부담 등으로 경제주체들의 자발적인 수용성이 낮아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이 원활히 이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생산방식의 개선과 산업구조의 재편 등을 통해 적절히 대응한다면 우리 경제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위기대응 차원의 조치를 넘어 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재도약의 기회로 삼는 지혜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경제주체 입장에서 디지털화라는 새로운 도로에서는 누구나 속도를 높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만, 친환경으로 가는 길에는 여러 장애물이 놓여있어 진입을 주저할 수 있다"며 "그에 맞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너무 빨라 리스크가 생기거나 너무 느려 뒤처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