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이달 하나은행에 대한 제재심 개최 예정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낸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중징계 취소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이달 열리는 금감원의 하나은행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 사진=미디어펜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당초 8월로 예정됐던 하나은행에 대한 제재심을 이달 중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의 제재심은 지난달 27일 우리금융 회장의 DLF 징계 소송이 진행되면서 뒤로 연기됐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7월 라임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상품을 판매한 하나은행에 대해 불완전판매의 책임을 물어 ‘기관경고’를, 당시 은행장이던 지성규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에게는 ‘문책경고’를 사전통보했다. 금감원의 금융사 임원 제재는 ‘해임권고-직무정지-문책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구성된다.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가 확정되면 향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이 불가능하다.

하나은행은 불완전 판매와 환매중단 논란을 빚은 라임펀드를 871억원 판매했으며, 지난 7월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에서 권고한 라임 국내편드 배상 비율을 전적으로 수용했다.

업계에선 하나은행의 피해자 구제 노력 등이 받아들여져 제재수위가 경감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4월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았던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경우 제재심에서 주의적 경고로 한 단계 경감됐고, 손 회장과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도 금감원의 분쟁조정안 수용이 인정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징계 수위가 한 단계 경감된 전례가 있다.

여기다 손 회장이 금감원을 상대로 제기한 중징계 취소소송 판결도 금감원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현재 금감원은 손 회장과 같은 사안을 두고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과도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다. DLF판매 당시 하나은행장이었던 함 부회장은 불완전 판매의 책임을 물어 문책경고를 내린 금감원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낸 상태다. 

법원이 손 회장을 상대로 내린 문책경고 처분은 위법이라고 판단한 만큼, 같은 사안을 두고 소송을 낸 함 부회장 역시 승소할 것이란게 업계의 시각이다.

재판부는 우리은행의 판결과 관련해 “금감원의 주장과 같이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실패로 인하여 이 사건 DLF의 불완전판매라는 금융사고와 그로 인한 대량의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더라도, 현행 금융사지배구조법령 아래에서는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이 아닌 ‘내부통제기준 준수의무’ 위반으로 금융회사나 그 임직원에 대하여 제재조치를 가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피해자 구제 노력 등에 따른 CEO에 대한 징계 수위가 경감된 전례가 있는 데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을 근거로 중징계를 내린 금감원에 대해 법원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하나은행에 대한 징계 수위도 한 단계 낮춰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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