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향신문 인터뷰서 "내가 입 다물고 있는 게 윤 전 총장에게 유리"
제보자 조성은 만남에 홍준표 캠프 관계자 참석 설에는 "단 둘이 만났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14일,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 총장 '고발 사주 사건'을 자신이 제보자인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과 모의했다는 윤 총장 측 주장에 "왜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냐"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박 원장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저는 윤 전 총장과 신뢰 관계가 있기 때문에 한 번도 나쁘게 얘기한 적이 없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얘기하다니 왜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박 원장은 "자기는 검찰총장하면서 검찰청 내부 사람하고만 밥 먹었냐. (윤 전 총장이 총장 시절) 저하고도 술 많이 마셨다"라며 "내가 국정원장이라 말을 못 한다. 내가 입 다물고 있는 것이 자기(윤 전 총장)에게 유리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사진 왼쪽)과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씨(오른쪽). /사진=(좌)연합뉴스, (우)국민의힘
이어 조 전 부위원장과의 식사자리에 홍준표 의원 캠프 인사인 A씨도 참석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두 사람(조씨와 본인)만 만났다"며 "(그 사람을) 알지도 못한다. 자기 당내 문제에 왜 단역배우 박지원을 주연배우로 만들어서 본질을 흐리냐. 이것이 정치공작"이라고 받아쳤다. 

앞서 지난 13일 윤 전 총장 측은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 전 부위원장과 박 원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면서 홍준표 의원 측 인사가 조 씨와 박 원장의 만남에 동석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박 원장은 "윤 전 총장 캠프가 세 사람(박 원장, 조씨, 성명불상자 1명)을 고소를 하고 윤석열 자체도 그렇게(동석자가 있다고) 얘기를 했다"라며 "(그러나)나는 A씨를 알지도 못한다. 윤석열, 홍준표, 조성은, A씨. 다 국민의힘 사람들 아닌가? 자기들 당내 문제를, 경선을 하건, 모의를 하건, 모략을 하건 자기들 문제지 왜 단역배우 박지원을 주연배우로 만들어서 본질을 흐리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러면 안되는 거 아닌가? 아무리 정치판이 개판이라도 후보끼리 경선을 하면서 전직 국정원 직원(A씨)을 나와 조성은 사이에 왜 끼어넣느냐.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것이 정치공작이고 모략"이라고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조 전 부위원장이 박 원장을 만나기 전인 지난달 9일과 10일에 ‘손준성 보냄’이 찍힌 이미지 파일 100여장을 캡처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서는 "아니 그것(이미지 파일)은 조씨가 받았지, 제가 받은 게 아니다"라며 "그건 조성은한테 물어봐야 한다"고 일축했다. 
   
▲ 윤석열 국민캠프 정치공작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박민식(가운데) 전 의원과 변호인들이 1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박지원 국정원장과 조성은 씨 등을 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을 '박지원 게이트'로 규정하며 박 원장도 피의자로 입건하고 압수수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압수수색을 하건, 휴대폰 포렌식을 하건, 그건 사법부영장이 있으면 하는 거 아니냐. 거기서 결정할 문제"라며 "증거가 있으면 하라"고 결백을 강조했다. 

박 원장은 "(개입했다면)내가 김대중, 문재인 두 대통령 얼굴을 어떻게 보냐"며 내가 정치 개입해서 우리 국민과 우리 (국정원) 직원들을 배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자가 조 전 부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 질문하자 박 원장은 "국정원장 14개월 하면서 한 서너번 만났을 것"이라며 "조성은은 보통 똑똑이가 아니다. 신세대라 누가 말한다고 듣지도 않는다.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 다 해버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고 보라. (조성은이) 증거 자료를 가지고 있고, 손 무슨 검사(손준성 검사)가 (텔레그램 자료를 보낸) 본인인 거 확인도 했는데 왜 본질을 없애고 박지원을 거론하냐"며 "나는 정치9단이라 다 보인다. 내가 밖에 나가서 방송 등등에서 말하고 다니면 누가 손해냐? 잠자는 호랑이 꼬리 밟지 말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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