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치정인가 재산 다툼인가. 이번주 잇따라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며 전국이 공포에 휩싸였다.

총기소지가 합법적인 국가에서나 일어날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국내 총기 소지 절차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비판은 처음이 아니다. 무려 30여년 전까지 흘러간다. 1982년 우범곤 순경의 총기난사 사건이다.

1982년 4월 26일 경남 의령에서 근무하던 우범곤 순경은 동거녀와 말다툼을 벌인 뒤 흥분해 예비군 무기고에서 카빈소총 2정, 실탄 180발, 수류탄 7발을 탈취했다. 주민들을 살해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우범곤 순경은 가장 먼저 통신을 차단했다. 시골 마을에서 외부와 연결할 방법은 교환 전화가 유일했던 만큼 그는 전화교환원과 집배원부터 살해했다. 이후 주변 4개 마을을 돌며 불이 켜진 집마다 들어가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했다. 주민들은 외부와의 통신시설이 차단된 채 우 순경의 광기에 밤새 떨어야만 했다.

우범곤 순경의 연속살인은 밤 9시 30분부터 무려 3시간이나 이어졌다. 사망자만 62명에 달했고, 부상자도 34명이었다. 어둠을 틈타 마을에서 벗어난 주민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자 그는 몸을 숨겼다가 수류탄 2발을 터트려 자폭했다.

   
▲ YTN 뉴스 캡처

한편 지난 25일 오전8시 10분경 강모씨가 세종시 장군면 금암리의 한 편의점에서 옛 아내 김모(48)씨와 오빠(50), 아버지(74), 현재 동거남 송모(52)씨를 총기로 살해한 뒤 도주해 자신도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강씨는 23일 오전7시 28분경 수원 태장파출소에서 엽총 2정을 출고한 뒤, 같은 날 오후3시쯤 공주경찰서 신관지구대에 총기를 입고하고 25일 새벽 출고했다. 소지한 실탄 37발 중 5발을 사용했고, 입출고 당시 법적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전에는 경기도 화성시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4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노부부 전모(86), 백모(84·여)씨와 전씨의 동생(75), 관할 파출소장 이모 경감 등 4명이다. 경찰은 형제간 불화로 전씨의 동생이 범행을 저지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전씨의 동생은 이날 오전 8시 20분경 파출소에서 사냥용 엽총 2정을 출고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25일 세종시 총기난사 사건과 같은 절차를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