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 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 19격납고에서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을 주관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한미의 6.25전쟁 전사자 유해 인수식을 해외에서 직접 주관한 것은 이번이 최초이다.
문 대통령은 인수석 연설에서 “마침내 오늘 미국과 한국의 영웅들이 70년간 세월을 기다려 고향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한국 대통령 최초로 영웅들의 귀환을 직접 모실 수 있게 되어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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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2021.9.23./사진=청와대 |
이어 “영웅들의 귀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과 ‘대한민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시단’, 상호 유해 인수를 아낌없이 지원해주신 아퀼리노 인·태사령관과 관계자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950년 6월 25일 한반도에서 전쟁의 포성이 울렸을 때 유엔 안보리는 역사상 최초의 ‘유엔 집단안보’를 발동했다.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먼 나라의 평화를 위해 전세계 스물두 나라, 195만명의 청년들이 한반도로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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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2일(현지시간)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유해 관포 교체를 지켜보고 있다. 2021.9.23./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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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은 자신의 나라를 지키듯 참전했다. 미군 3만6595명, 카투사 7174명이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이들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오늘 모시게 된 영웅들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고 김석주 일병과 고 정환조 일병은 미 7사단 32연대 카투사에 배속돼 장진호 전투를 치렀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영웅들께서 가장 바라는 것은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이다. 나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국전쟁의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과 함께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자고 제안했다. ‘지속가능한 평화’는 유엔 창설에 담긴 꿈이며, 종전선언은 한반도를 넘어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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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22일(현지시간)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의장병이 유해를 항공기로 운구하고 있다. 2021.9.23./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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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캄 공군기지엔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 기관’ DPAA가 위치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20일 저녁 7시 ‘미군 유해 봉송식’과 22일 오후 3시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 19격납고에서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을 개최한데 이어 23일 밤 9시 25분 서울공항에서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 가운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을 주관했으며, 미군 유해 봉송식은 국방부 자체 행사로 서욱 국방부 장관이 주관했다. 문 대통령이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을 주관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다. 지난해에는 국방부가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공군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시그너스(KC-330)를 동원해 히캄 공군기지를 통해 147구의 국군 유해를 봉환해 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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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22일(현지시간)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의장병이 유해를 공군1호기 안치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2021.9.23./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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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에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6구를 고국으로 봉송하고, 하와이에서 봉환을 기다리는 국군전사자 유해 68구를 국내로 모시고 온다. 미국으로 봉송한 미군 유해 중 1구는 지난 2018년 미국으로 송환한 유해와 같은 전사자이며, 5구는 이번에 처음으로 송환됐다.
청와대는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고 김석주 일병과 고 정환조 일병이 잠든 소관을 대통령 전용기 좌석에 모시고 국방부 의장대 소속 의장병 2인을 소관 앞 좌석에 배치해 비행시간 동안에도 영웅의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66인의 영웅들은 시그너스에 모시고 국방부 장관이 탑승해 예우를 다하며 서울공항까지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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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봉송해 전용기 내에 임시 안치한 국군 전사자 고 김석주 님의 유해를 고인의 후손인 김혜수 소위와 살펴본 뒤 묵념하고 있다. 2021.9.23./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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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인수식에는 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우리측 주요 인사로 서욱 국방부 장관, 이수혁 주미 대사, 홍석인 주호놀룰루 총영사가 참석했다. 유해 인수인계 서명자는 허욱구 국방부 유해발굴단장이 맡았다.
미측에선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 폴 라캐머라 유엔군사령관, 다리우스 바나지 DPAA 부국장 등 군 관계자와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 릭 블랭지아디 호놀룰루 시장 등이 참석했다. 6·25전쟁 유가족 및 참전용사 38명과 DPAA 직원 27명도 함께했다. 한인사회 대표로는 박재원 민주평통하와이지역협의회장, 백태웅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장이 초청돼 참전용사들의 귀환을 지켜봤다.
6.25전쟁 전사자의 유해 발굴과 신원확인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해 온 문재인정부 들어 한미 간 유해 상호송환 구수는 크게 늘어났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돌아간 미군 유해 25구 중 절반이 넘는 13구를 2017년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송환했고, 미국에서 돌아온 유해 307구 중 280구를 현 정부에서 봉환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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