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4분기 기상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미국의 투자 압박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4분기 D램 가격은 전분기대비 3~8%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같은 기간 낸드 가격도 최대 5%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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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
메모리 가격의 하락은 최근 시장 환경 변화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백신접종이 확대되고, 외부 활동 인구가 늘면서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기존 예상에 미치지 못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버향 메모리 시장도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미국 IT 기업을 중심으로 서버 투자 확대 가능성이 전망되면서 메모리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최근 고객사들의 재고 수준이 높아지면서 가격 상승 흐름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약세가 지속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가격 약세가 장기간 지속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반도체 수요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가격이 급락하거나 침체기에 진입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의 반도체 정책 방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미 백악관과 상무부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반도체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화상 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는 반도체칩 부족과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따른 생산 차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반도체 부족사태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신속하고 쉬운 해결책은 없다”며 “근본적 해결책은 우리가 반도체칩을 미국에서 더 많이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자국 내 생산 확대를 재강조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현지 반도체 생산 역량 강화를 장기 목표로 설정하면서 민간의 협조를 촉구해왔다. 이 때문에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에게 추가 투자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 방미 당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신규 파운드리 공장 구축에 170억달러를 투입하고,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에 10억달러 규모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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