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지난해 대대적 조직개편 이어 희망퇴직 실시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MG손해보험에 이어 메리츠화재도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구조조정 바람이 손보업계에 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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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말 MG손해보험은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26일부터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다. |
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말 남재호 전 사장과 임원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임원 15명이 물러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한데 이어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5일까지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청자 규모를 정해놓지 않고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희망퇴직자에게 직급과 근속년수를 기준으로 최대 32개월분의 표준연봉을 지급하고 자녀학자금 최대 1000만원, 전직지원 프로그램 교육위탁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상무급 이상에 해당하는 전체 임원들도 연봉의 약 20%수준을 삭감하기로 했다.
메리츠화재의 지난 2014년 매출은 5조2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8% 성장했으나 당기순이익은 1127억원을 기록해 2013회계연도(2013년4월~12월) 9개월간 수준에도 못 미쳤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고 직급과 고 연령층이 많은데 비해 효율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인력구조와 효율성 개선 등을 위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MG손해보험도 고연령층, 고 직급이 많은 항아리 구조를 벗어나고자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63년생 이상, 23년차 이상에 한해 희망퇴직자 접수를 받았다. 이후 올해 1월 1일부로 희망퇴직 지원자 총 29명이 회사를 떠났다. MG손보 전체가 750여명 되는 것에 비하면 적지 않은 인원이다.
이에 따라 저금리로 인한 역마진 등 업계 상황이 악화돼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삼성생명, 에이스생명, 한화생명 등 생보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어온데 이어 손보업계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온다.
실제 손보업계는 치솟는 손해율과 적자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적정손해율인 77%를 넘어선 80%대로 지난해는 손해율 88%, 적자규모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업계 상황과 회사 수익성이 좋다면 굳이 구조조정을 단행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바람직하지는 않겠지만 과거에 비해 이익을 못 내고 적자로 떨어질 위험요소가 있다보면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으로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손보업계 관계자도 "저금리 장기화, 손해율 등 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됐고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것 자체가 없다"며 "다른 손보사들에서도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다만 시기의 문제이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특히 업계는 KB금융지주에 자회사 편입을 앞두고 있는 LIG손해보험과 하이카다이렉트와 통합을 추진 중인 현대해상에 대해 구조조정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반적으로 합병 과정을 거칠 때 구조조정이 있어 왔으며 하이카다이렉트 같은 경우 현대해상과 통합하게 되면 업무 중복으로 인해 고민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LIG손보와 현대해상측은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LIG손보 관계자는 "지금까지 구조조정 얘기가 나온바는 없다"며 "KB금융지주에 편입의 형태로 통합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구조조정 등의 인력감축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구조조정 가능성을 일축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도 "고용승계를 원칙으로 세우고 통합을 추진 중"이라며 "오히려 이번 통합을 통해 현장업무쪽이 강화되는 등 조직운영의 효율성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