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난 주말 2차 슈퍼위크에서도 과반이상으로 1위
이낙연, 유동규 대장동 수사 예의주시하며 지지율 반전 기대
수사에서 결정적 증거 나오면 반전 가능하지만 가능성 낮아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지난 주말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2차 슈퍼위크에서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0%에 가까운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경쟁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를 누르고 또다시 1위를 기록했다. 

이 지사는 지난 3일 오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발표된 국민·일반당원 2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58.1%를 기록했다. 이는 지금까지의 민주당 경선 득표율 중 최고기록이다. 

반면 2차 슈퍼위크에서 이 지사 과반 득표 저지를 기대했던 이 전 대표는 33.4%의 득표율을 보이며 별다른 이변없이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5.8%, 박용진 의원 2.5% 순이었다. 

그동안의 경선 결과를 합산한 누적 득표율에서도 이 지사는 54만 5537표(54.9%)를 얻어 이 전 대표 34만 1076표(34.3%)보다 20만 4461표 앞선 상태다. 이 지사가 이번 주말 경선에서도 누적 득표율 과반을 지킨다면 결선 투표 없이 민주당 대선 최종 후보가 된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2차 슈퍼위크가 지난 3일 송도컨벤시아 그랜드볼룸 A, B에서 열렸다./사진=이낙연캠프 제공
이 지사는 이날 개표 결과에 대해 "앞으로도 토건세력, 기득권 부패세력과 더 치열하게 싸우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이해하겠다"며 "국민은 현명하고 냉철하기 때문에 한 순간도 마음을 놓지 않고 겸허하게 최선 다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지난 3일, 2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 발표 후 "지지하지 않으신 분들의 뜻도 깊게 헤아리고 있다"면서도 "(결선 투표)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일주일 남은 경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측은 결선 투표를 결정지을 민주당 경선 3차 슈퍼위크를 위해 이 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지지율 반전을 노리고 있다. 대장동 비리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이 지사의 측근, 유동규 전 성남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수사 과정에서 이 지사와의 연루 가능성이 나올 경우 막판 경선판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 측 홍영표, 박광온 의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대장동 특혜 비리 의혹 건의 진실이 하루가 다르게 드러나고 있지만 실체적 진실이 완전히 밝혀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대장동 특혜 비리 의혹에서 자유롭고 본선에서 야당 후보를 이길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기까지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이 전 대표도 5일 오전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 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에 화력을 집중했다. 그는 "그 분(이재명 후보)이 매주 순회경선에 내놓은 홍보 영상에서 '책임은 말로 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시는데, 그게 무슨 뜻일까 생각하고 있다"며 이 지사를 겨냥했다. 

결선투표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선거인단이 (대장동 의혹에 대해) 판단할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수사가 이제 한 사람 구속된 단계이고 앞으로 (수사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결선 투표의 희망을 놓치 않았다.  

이어 이 지사가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구속에 대한 책임을 '한전 직원과 대통령의 관계'를 비유하며 회피한 것과 관련해서는 "성남도시개발 본부장과 성남시장의 관계가 한전 직원과 대통령의 관계에 비유할 만한가"라며 일침을 가했다.

이낙연 캠프 김효은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 1위 후보의 위기가 민주당의 위기를 가져오고 정권 재창출의 위기로 확대되고 있다"며 "측근이 아니라고 아무리 선을 그어도 누가 봐도 측근인 인사가 구속됐다. 지휘하던 직원이 불미스런 일에 연루되었다고 ‘관리책임’정도로 축소하며 청렴이 인생방패라고 주장하는 말은 공허하다"고 이 지사를 집중 공격했다. 

앞서, 지난 4일 이 지사는 기자들이 "유 전 본부장 등 수사 결과가 나왔을 때 연관성이 드러난다면 어떻게 책임질 건가"라고 묻자 "휘하 직원의 개인적 일탈에 대해 사퇴하면 대한민국 모든 공직자들이 다 사퇴해야 한다"며 "한전 직원이 뇌물을 받고 부정행위를 하면 대통령이 사퇴하냐"고 말한 바 있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이낙연 전 당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좌)연합뉴스,(우)미디어
이처럼 이 전 대표 측은 대장동 카드로 이 지사 이미지에 최대한 상처를 내면서 지지율을 끌어내리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대장동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도 결선 투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가 대장동 의혹으로 측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는 와중에도 지지율이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본선행이 확정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5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 지사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고 또 내부 총질에 대한 반감이 작용된 결과로 보고있다"며 "현재 기조로 보면 17만 여표만 더 얻으면 된다고 하는데,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 전 대표의 결선 투표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말 경선 전까지 검찰 수사의 속도가 어느정도인지에 달렸다. 유동규 전 본부장 구속까지는 검찰이 속도감 있게 진행했는데, 10월 10일 경선까지 수사가 얼마나 빨리 진척되는지가 변수"라며 "유동규 전 본부장이 결정적인 증거를 내게되면 반전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며칠 사이에 그런 수사가 진행될지는 미지수"라고 가능성을 낮게 내다봤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민주당 경선 3차 슈퍼위크 결과에 따라 본선 투표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이재명-이낙연 두 후보 모두 지지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말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