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차 보험과 신규 등록도 가능…선팅 등 일부 선호품목은 고객 몫
판매사원 서비스, 고객의 몫으로…구매 이후 절차 복잡화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광주형 일자리 창출 첫 모델 캐스퍼가 인기 몰이를 하면서 자동차 시장에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캐스퍼에 한정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면서다.

하지만 이번 캐스퍼를 계기로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가 시장에 안착이 될 지는 미지수다. 다만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고, 자동차 구매에서 새로운 절차가 추가된다는 점은 분명해 졌다. 

   
▲ 캐스퍼 온라인 구매사이트. /사진=홈페이지 캡쳐


15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달 말까지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는 사전계약부터 2주동안 약 2만3766대가 계약됐다.

캐스퍼의 이같은 인기는 경차시장에 새로운 차량이 등장했고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캐스퍼의 인기로 자동차 업계에서 새로운 화두가 된 것이 온라인 판매다. 

글로벌 시장부터 국내시장에서도 온라인 자동차 판매가 점차 확산 중이다. 먼저 불씨를 던진 건 뜻밖에도 중고차 시장이다. 혼탁해진 중고차 시장에서 일부 기업형 중고차 업체가 온라인 판매를 시도했고,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온라인 중고자동차 판매 업계의 대표주자인 K Car(케이카)는 올해 3분기 온라인 중고차 거래인 '내 차 사기 홈서비스' 비중이 전체의 47.2%를 차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케이카는 "중고차 구매 고객의 절반가량이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구매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온라인 중고차 구매는 올해만 해도 1분기 40.6%, 2분기 45.8%에 이어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중고차를 직접 보지도 않고 구매한다는 것 자체는 새로운 시도다. 이는 신뢰도가 추락한 중고차 시장에서 몇몇 '기업형 중고차 업체'가 오랜 기간 묵묵하게 신뢰를 구축해온 덕이었다.

수입차 시장도 일부 모델이 온라인 판매를 시도 중이다. BMW코리아는 주기적으로 온라인 한정판매 모델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시장의 흐름을 탄 모델이 이번 현대차의 경형SUV 캐스퍼였다. 

온라인을 통해 캐스퍼를 구매한 고객들은 웹사이트에서 트림(등급)별 가격과 사양, 선택 품목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개별 사양 명칭을 선택하면 해당 사양에 대한 설명을 이미지와 영상을 볼 수 있다. 기존 실물 카탈로그 형식의 이미지 파일도 있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나만의 캐스퍼를 선택해 구매할 수 있게 됐다.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제1호 상생형 지역일자리인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생산된 현대자동차 경형 SUV ‘캐스퍼’를 직접 인수하고 있다. 2021.10.6./사진=청와대


계약 때는 카카오톡과 공동인증서를 활용한면 된다. 전자 서명으로 계약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웹페이지를 통해 계약을 취소 또는 변경할 수 있다.

차가 출고되면 일반 온라인 쇼핑처럼 배송 현황까지 조회할 수 있다. 차는 고객이 직접 지정한 장소나 공식 인도장으로 운영하는 전국 200여 개 지정 블루핸즈 등에서 받을 수 있다.

차를 받은 이후, 인수를 결정했다면 온라인에서 '구매 결정'를 눌러야 한다.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몰과 같은 방식이다. 임시번호판 상태에서 차에 중대한 결함이 발견됐다면 인수 거부도 가능하다. 이에 인수결정 전 꼼꼼한 검수는 필수다. 

차를 받으면 책임보험에 가입하고 운전할 수 있다. 출고 때 함께 나온 차대번호를 활용해 책임 및 종합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후에 신규 등록번호를 발급받으면 차대번호를 자동차 등록번호로 교체하면 된다. 이 역시 각 보험사 온라인 사이트는 물론 스마트폰으로도 가능하다.

신차 등록도 온라인을 통해 오너가 직접 할 수 있다. 교통안전공단은 이미 온라인 등록 시스템을 갖춰놓고 있다.

현대차 구매 홈페이지에 e-신규등록 코너를 마련했다. 온라인으로 차를 등록하고 번호판 종류(반사식 또는 비반사식)를 고른 뒤 등록 관청을 결정한다.

등록비용을 결제하면 화면에 고를 수 있는 자동차 번호 10가지가 나온다. 마음에 드는 번호를 결정하면 e-등록 완료다. 이후 등록관청을 찾아가 번호판만 받으면 된다.

신규 등록서류와 보험가입증명서, 자동차 제작증, 임시운행허가증, 앞뒤 임시번호판 2개 등을 챙겨 직접 등록관청을 찾아가도 등록은 가능하다.

다만 그동안 신차 구매 때 대표적인 고객 선호품목인 선팅과 블랙박스는 고객이 직접해야 된다. 대부분 오프라인에서 구매할 때 판매사원이 마련해주던 서비스 품목은 온라인 판매방식에서는 고객이 직접 해야 된다.

하지만 캐스퍼는 현대차에서 마련한 선팅 쿠폰이 지급 돼 별도의 비용을 지불할 필요는 없다. 6개의 선팅 브랜드를 고를 수 있고, 브랜드별로 원하는 장착점을 찾아가 쿠폰을 제시하면 시공해준다. 블랙박스의 경우 고객이 직접 구매해 장착을 해야된다. 

구매방식에서 간편해진 만큼 이후에 고객이 감수해야 되는 절차는 늘어나는 것이다. 이에 첫차 구매가 아닌 고객들의 경우 복잡한 절차로 반응이 갈릴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더욱이 현재 현대차 노조가 오프라인 매장을 찾은 고객을 안내해 캐스퍼를 온라인으로 구매하게 하면, 차량 판매 실적을 인정해주는 조건으로 온라인 판매에 동의했지만 돌연 입장을 바꿨다. 

   
▲ 현대자동차의 경형 SUV 캐스퍼. /사진=미디어펜


노조는 지난달 28일 투쟁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온라인 판매가 고용 불안을 야기한다며 사측과 전면 재협상까지 주장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테슬라, 벤츠 등이 온라인 판매를 통해 새로운 고객층인 MZ세대 공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매시에 방법이 간소화 된 만큼 출고 이후에 딜러들이 고객을 위해 서비스해주는 부분이 고객의 몫으로 돌아가게 되며 절차가 늘어났다"며 "이런 이유로 온라인 판매가 시장에 안착되기 위해서는 예상보다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