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질타에 이재명 후보, 강하게 맞받아쳐…김만배의 '그분' 및 배임죄 등 대장동 책임론 공방
민주당, 증인·참고인 채택 0명 및 핵심자료 제출 거부해 '방탄여당' 자임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나는) 대장동을 설계한 것이지 '대장동 게이트'를 설계한 것이 아닙니다. 특검은 국민의힘이 시간을 끌어 쟁점화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1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강하게 맞받아쳤다.

현재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성남시장이었을 당시 일어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다.

대장동 공방 현황은

사업 전반을 수행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배임 혐의로 이미 구속됐고, 키맨으로 꼽히는 남욱 변호사는 이날 오전 5시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검찰에 체포됐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기각됐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영장 청구에 소홀히 했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야권에서 이재명 후보를 비판하는 지점은 이 후보가 유동규 전 본부장 등 일련의 핵심 인물들 사이에 '윗선'이라는 주장이다. '대장동 개발 특혜' 전반에 걸쳐 이 후보가 성남시장이었을 당시 이를 설계하고 승인하는 등 막후에서 조종했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는 사실관계가 전혀 다르다는 이유를 들면서, 이러한 의혹 제기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국감장에서도 자신의 발언을 가로막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의원님 일방적으로 주장한다고 그게 진실이 되지 않습니다"라며 선을 긋고 나섰다. 그는 이날 도리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주자'를 언급하면서 "윤석열 전 총장이 답변하면 나도 답변하겠다"라고 받아칠 정도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우측)가 10월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유튜브 제공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20일 국토교통위원회 등 이틀에 걸쳐 벌어지는 이번 '대장동 국감대전'의 관전 포인트는 3가지로 나뉜다.

김만배의 '그분' 누굴까

우선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나오는 김만배씨의 '그분' 언급이 관건이다.

국민의힘은 배임 혐의로 구속된 유 전 본부장과 이 후보와의 관계를 규명하는 자료를 총동원해 '이재명 연루설'을 제기할 계획이다.

특히 국감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 후보가 허술한 답변을 할 경우 위증죄로 고발할 방침이다.

여론은 폭발적이다. 최근 여론조사 다수가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에 부정적인 결과를 내놨다. 민주당 지지층은 무너지지 않았지만 중도층 상당수가 이 후보에게서 돌아섰다는 여론조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후보가 지난주 마친 집권여당 경선에도 불구하고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다만 이번 국감에서 김만배의 '그분'에 대해 국민의힘 측이 명확히 규명하지 못하거나, 이 후보가 선방한다면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정치권 전망도 있다.

실제로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취임 후 열린 과거 3차례 국감에서 야당의 공세를 막아내며 인기를 더 얻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최근 법사위 국감에서 "정치인 그분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아니다"라며 "수사는 늘 가능성이 열려 있다. 단언한다는 취지는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탄여당' 여념 없는 민주당?

이번 경기도 국감의 두번째 관전 포인트는 민주당의 대대적인 지원 사격이다.

민주당은 야당이 요구한 대장동 관련 핵심자료 제출을 거부했고, 증인 및 참고인 채택까지 막아섰다.

국민의힘은 국회 행안위와 정무위에서 각각 50명씩, 국토위에서 52명(중복 포함)을 국정감사 증인 및 참고인으로 요청했지만, 지난 17일까지 단 한 명도 채택되지 않았다.

국감에서 증인 및 참고인 채택은 각 상임위원회의 여야 간사 간 합의로 이뤄지고 있지만,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아서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

자료 제출 요구 또한 마찬가지 상황이다. 국민의힘 측은 지난달부터 행안위 76건 및 국토위 82건 등 다수의 자료를 제출하라고 경기도에 요청했지만, 지난 13일까지 한 건도 오지 않았다.

경기도청은 야당의 요청자료 대다수에 대해 '수사 중'이라면서,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이자 경기도지사로서 2021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임한 이재명 후보가 10월 18일 소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유튜브 제공

기본시리즈 공약 문제없나

마지막 세번째 관전 포인트는 이 후보의 일산대교 통행무료화와 기본시리즈 공약 등 기존 정책에 대한 공방전이다.

앞서 지난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공단 국감에서도 여야는 일산대교 '공익처분'을 놓고 공방을 펼쳤다.

이 후보가 경기지사로서 일산대교의 통행 무료화를 강제하면서 공익처분을 추진하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일산대교의 소유자인 국민연금이 손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후보의 주요 공약인 기본시리즈,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금융 또한 마찬가지다. 실현 가능성과 재원 마련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맹공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뿐 아니다. 3차 경기도민 재난기본소득,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갈등, 측근 인사 적절성 문제 또한 이번 국감에서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결정타가 안 나온다면?

18일과 20일 이틀에 걸친 국정감사에서 이 후보에 대한 결정타가 나오지 않는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여당 반대로 자료 제출 및 증인 채택이 되지 않아 국감이 절차에 맞게, 심도있게 제대로 진행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실제로 이 후보는 국감을 마친 후 지사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집권여당 대선후보로서 이 후보는 향후 사이다 발언을 이어가며 대권가도를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의 한방이 없다면 역풍이 불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대장동 의혹'이라는 불똥에 이 후보가 치명타를 입을지 주목된다. 야당 의원들의 입과 이를 상대할 이 후보의 입에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