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을 3년만에 다시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은 29일(현지시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며 항상 기도하고 있다”며 “북한에서 초청장이 오면 평화를 위해 기꺼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및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 참석과 헝가리 국빈방문을 위한 유럽순방 첫 일정으로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했다고 박경이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이 먼저 “3년만에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다”고 인사하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언제든지 다시 오십시오(ritorna)”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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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유럽 순방 첫 일정으로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하기 위해 만나고 있다. 2021.10.29./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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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문 대통령은 “지난 방문 때 교황님께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집전해주시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 노력을 축복해주셨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북한과의 대화 노력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 천주교회가 민주화에 큰 공헌을 했고, 코로나19 방역에 적극 협조했으며, 기후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천주교계가 한국사회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한다. 나는 한국인들을 늘 내 마음속에 담고 다닌다. 한국인들에게 특별한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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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유럽 순방 첫 일정으로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한 이후 수행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DMZ 철조망을 녹여 만든 십자가를 선물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2021.10.29./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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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유럽 순방 첫 일정으로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방문해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2021.10.29.사진=청와대 |
문 대통령의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단독면담 이후 진행된 문 대통령의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과의 면담에서 파롤린 국무원장은 “교황청은 북한주민의 어려움에 대해 언제든 인도적 지원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단독면담에 이어 수행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서로 선물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DMZ 철조망을 녹여서 만든 십자가를 선물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강렬한 열망의 기도를 담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산티냐시오 성당에서 열리는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와 관련해 십자가 136개는 1953년 휴전 후 서로 떨어져 살아온 남과 북의 68년을 더한 것으로, 두 개의 68년이 하나로 합쳐져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취지와 제작 과정을 담은 USB도 함께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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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수행원들이 29일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기념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1.10.29./사진=청와대 |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을 위해 교황청 공방에서 제작한 수세기 전 성 베드로 광장의 모습을 담은 기념패와 코로나로 텅 빈 성 베드로 광장에서 기도를 한 사진과 기도문이 담긴 책자를 선물했다.
이에 김정숙 여사가 “텅 빈 광장에서 기도하시는 모습이 가슴아팠다”고 하자, 교황은 “역설적으로 그때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여 광장이 꽉 찬 적이 없다.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함께 기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수행원들에게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9년’이 라틴어로 새겨진 황동기념메달을 선물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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