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공정경쟁질서가 확립돼야 디지털 경제 시장의 성장과 혁신이 지속될 수 있다”며 “소수 플랫폼의 독과점 구조가 고착화된다면, 기울어진 운동장을 통해 혁신동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밝히면서, 재차 빅테크기업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4일 서울 중구 소재 롯데호텔에서 주요 경쟁당국, 학계 및 업계 전문가 등과 함께 ‘제11회 서울국제경쟁포럼’을 개최하고, 플랫폼 경제에서의 경쟁법 집행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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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4일 서울국제경쟁포럼에서 '플랫폼 경제에서의 경쟁법 집행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공정위 |
이날 포럼에서 조 위원장은 “거대 플랫폼들은 '심판과 선수' 역할을 겸하는 이중적 지위를 악용해, 노출순서 조작 등 자기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경쟁을 왜곡하기도 한다”며 “이는 ‘오징어 게임’의 1번 참가자와 같다고 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자사우대 행위를 빗대 설명했다.
이어 “게임의 주최자와 선수를 겸하는 1번 참가자는 줄다리기 게임의 승리 노하우를 자신의 팀에게만 알려줘, 1번 참가자가 속한 팀은 생존할 수 있었다”며 “또한 자신의 짝꿍인 456번 참가자에게 게임을 고의로 져주거나, 게임의 모든 비밀을 알려주는 모습도 보인다”고 언급했다.
조 위원장은 “결국 1번 참가자는 주최자의 지위를 악용해, 정당한 경쟁이 아닌 자신의 정한 기준에 따라 게임의 승자와 패자를 결정했다”면서 “이처럼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화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경쟁을 제한하고, 혁신동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많은 경쟁당국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조 위원장은 “공정위는 최근에도 모빌리티 플랫폼이 가맹택시들에게 차별적으로 배차를 몰아주는 행위나, 거대 쇼핑 플랫폼이 자사 PB상품(백화점·슈퍼마켓 등 대형소매상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브랜드 상품)을 입점업체보다 상위에 노출하는 행위, 등 핵심 플랫폼 상에서의 노출순위 결정 기준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외에도 노출순위 조정을 미끼로, 경쟁 앱마켓에 인기게임을 출시하는 것을 방해한 행위 등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거나,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정위는 플랫폼에 관한 법·제도도 정비하고 있다”며 “다만, 한국 경제에서 빅테크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시장 집중도가 미국이나 유럽연합(EU)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상황을 고려해, 미국·EU와는 다른 접근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 위원장은 “플랫폼과 입점업체간 거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을 추진하고, 온라인 거래에서 소비자의 안전과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시장지배력 평가 기준 등을 구체화하고 자사 우대, 멀티호밍 제한 등 대표적인 법 위반 행위를 예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 위원장은 “디지털 경제에서의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하기 위해 법집행을 강화하고, 새로운 경제환경에 적합하도록 경쟁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및 전자상거래법 제·개정을 통해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플랫폼과 소비자 간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규범을 정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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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국제경쟁포럼 참석자들이 단체 기념 사진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공정위 |
한편 이날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쟁당국의 역할’을 주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쟁당국이 직면하고 있는 법집행상 문제에 대해 살펴보고 경쟁당국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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