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6개월 만에 참여사 관련 조직 설치 등 인프라 구축 완료
손경식 위원장 "현실 괴리 정책·입법, ESG 경영 큰 진입 장벽"
경총, 중견·중소기업 ESG 인식 확산 차원 '스타트 매뉴얼' 발간
[미디어펜=박규빈 기자]한국경영자총협회는 프레스센터에서 제2차 ESG 경영위원회를 개최해 각사별 ESG 경영 추진현황을 점검하고, '기업 주도 ESG 자율 경영' 실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ESG 경영위원회는 △친환경 경영 △사회적 가치 창출 △투명하고 윤리적인 의사결정구조 확립을 선언하며 지난 4월 26일 출범했다. 이는 4대 그룹을 포함, 18개 주요 그룹 대표이사 사장단으로 구성된 경영계 최고위급 ESG 협의체로, 참여 기업 소속 국내 계열사만 966개사에 이른다.

이날 ESG 경영위는 참여 기업의 ESG 경영 추진현황과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전략화 단계로의 본격적 이행 노력을 점검했다. 위원회 출범 6개월 만에 각사마다 환경과 사회를 고려하여 새로운 기업 비전과 목표를 수립하고, ESG 위원회나 전담 부서 설치를 완료하는 등 자체 경영조직과 운영기반이 강화된 점은 큰 진전으로 평가됐다.

ESG 경영위원장으로서 경총 손경식 회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기업의 자발적 노력과 함께 우리 현실에 맞는 세밀한 정책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손 회장은 "팬데믹 상황에서도 '기업 주도 ESG 자율 경영' 확립을 위한 참여 기업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롭게 재편될 국제 관계와 기술 패권 경쟁을 고려할 때 기업 스스로의 경쟁력 제고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국회의 전방위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근 탄소중립위원회가 탈원전 상황에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로 결정한 것과 관련, 손 회장은 "국제 사회의 빨라진 탄소중립 시계도 고려해야겠지만 국내 산업 현실도 균형 있게 살펴야 한다"며 재차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책과 입법이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하고 과속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ESG는 곧 규제로 인식되고, 연관 산업과 중소기업에게는 커다란 진입장벽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ESG 경영위는 'K-ESG 가이드라인', '이사회 구성·운영 등에 관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원칙' 도입을 앞두고 산업통상자원부·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각각 이해 관계자 대화 세션도 가졌다. 산업부가 올해 말 제시할 예정인 K-ESG 가이드라인은 국내외 13개 주요 평가 지표 분석을 통해 공통적이며 핵심적인 사항으로 정보 공시·환경·사회·지배 구조 분야에 걸쳐 총 65개 항목을 제시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운영 등에 관한 국민연금 수탁자 책임 원칙'은 앞서 세 차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보고안건으로 상정됐으나, 수위를 놓고 경영계-노동계·시민단체 간 이견으로 도입이 지연되어 왔던 사안이다. 지난해 7월 기금위에 처음 상정된 초안과 비교하면 정관상 중간·분기배당 근거 마련과 총주주수익률(TSR) 유지 등 법령에 없거나 법령 수준을 초월한 규정들이 상당 부분 삭제·수정됐다. 그러나 최고 경영자 승계 정책 공개 규정은 여전히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경총은 시장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있는 만큼 유연하고 능동적인 ESG 경영이 확산되도록 자체 노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정부와 산업계 간 소통도 더욱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ESG 경영에 대한 중견·중소 협력사의 인식 확산과 이행 제고를 위해 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와 공동으로 곧 'ESG 스타트 매뉴얼'을 발간할 예정"이라며 "ESG 경영위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정부와의 정책 협의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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