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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광원 세종취재본부장/부국장대우 |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가 재정건전성 사수를 위해
여당과 야당 대선주자 진영 모두와 힘겨운
‘줄다리기
’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홍 부총리는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론에 대해 “여건상 올해는 추가경정예산이 있을 수 없을 것 같고, 여러 가지로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가 최하 추가로 30만~5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재정당국의 반대 입장 표명이다.
올해 재난지원금을 추가 지급하려면 금년 안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야 하는데 절차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며, 김부겸 국무총리도 이를 거들었다.
이 후보가 ‘페이스북’ 글에서 “나라 곳간이 꽉꽉 채워지고 있다”며, “올해 초과 세수가 약 40조 원 가량 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홍 부총리는 정면 반박했다.
7월에 2차 추경을 하면서, 초과세수로 들어온 31조 5000억 원은 이미 세입경정을 해서 지출로 사용했고, 더 들어올 수 있는 규모는 10조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 후보의 주장에 동의 못한다고 단언하면서 ‘적자국채’를 발행해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려면 재원 대책도 들여다봐야 하는데 초과세수로 충당이 불가능하다며, “재정당국 입장에선, 피해 계층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말씀을 누차 드렸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말한 1인당 30만~50만원을 지급하려면 15조~25조원이 필요한데 초과세수가 10조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고 그중 지방교부세, 국채 상환을 제외하면 3조원밖에 안 남는 상황이다. 만약 올해 추경을 한다면 12조~22조원의 적자국채 발행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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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연합뉴스 |
홍 부총리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50조원 손실보상 공약에 대해서도
, 난색을 표했다
.앞서 윤 후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가 주장하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같은 ‘찔끔찔끔’ 지원은 안 된다. 정부의 영업시간 및 인원 제한으로 인한 피해를 원칙적으로 ‘전액 보상’해야 한다”면서 “자영업자 피해 전액 보상을 위해 50조원을 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추경이든 국채 발행이든, 국회를 설득해서 빨리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며 “집중적으로 한꺼번에 돈을 확 뿌려야지, 찔끔찔끔해선 회복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대부분 적자국채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 재정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피력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재난지원금 15~25조원은 반대하면서, 손실보상으로 50조원을 쓰겠다고 한다. ‘전 국민’이냐 ‘피해 손실보상’이냐의 차이는 있지만, 규모가 이 후보의 2배를 넘는다.
당내 경선이 끝나 내부 비판이 없어진 후에야 50조원 얘기를 꺼낸 것도, 논란거리다.
국민의당 대선 후보인 안철수 대표는 “청년세대에 버림받은 후보들이 청년을 배신하는, ‘포퓰리즘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이 후보와 윤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안 대표는 두 후보의 공약에 대해 “나랏빚을 ‘판돈’으로 삼아 기득권 양당 후보들이 ‘쩐의 전쟁’을 시작했다”며 “결국 둘 중 누가 이기든, 청년들 미래를 착취하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거대 양당 후보 모두 ‘국민 혈세’를 볼모로 잡고, ‘퍼주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재정건전성과 ‘미래세대의 부담’은 ‘나 몰라라’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의 향후 5년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선진국 반열에 오른 35개국 중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되는 게 현실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작성한 ‘재정점검보고서(Fiscal Monitor)’에 따르면, 5년 뒤인 오는 2026년 한국의 일반정부 국가채무는 GDP 대비 66.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말 전망치 기준 51.3%보다 15.4% 급등한 수치다.
향후 5년간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채무비율 상승폭은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35개국 중 가장 크다.
같은 기간 35개국 평균 GDP 대비 채무비율은 121.6%에서 118.6%로 3.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은 ‘거꾸로’ 재정건전성이 더 악화되는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과 다른 선진국들의 GDP 대비 채무비율은 올해와 내년을 기해, 방향성이 엇갈린다.
IMF의 35개 선진국의 GDP 대비 채무비율은 지난해 122.7%에서 올해 121.6%로 1.1%포인트 낮아지고, 2022년에는 119.3%로 올해보다 2.3%포인트 떨어진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해진 재정의 역할을 금년부터 줄이기 시작, 내년엔 ‘재정긴축’ 속도가 배 이상으로 빨라진다.
반대로 한국은 지난해 47.9%였던 GDP 대비 채무 비율이 올해는 51.3%로 3.4%포인트, 내년엔 55.1%로 3.8%포인트 높아지게 된다.
그나마 이는 정치권의 퍼주기가 아닌, ‘저출산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만 계산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도 국가채무가 늘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여파로 앞으로 세금을 낼 사람은 줄어드는 반면, 세금의 수혜를 입어야 할 계층은 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장기재정전망에서, 오는 2060년에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64∼81%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1~2030년 중기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도 예산안 및 국가재정운용계획의 정책 방향이 2026년 이후에도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2030년 국가채무는 2198조8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78.9%로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가 수입에서 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도 내년에 61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26년 85조9000억원, 2029년 104조원, 2030년에는 112조원까지 적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적자비율도 2022년 -2.9%에서 2023년 -3.0%, 2026년 -3.5%, 2030년 -4.0%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권이 무책임한 퍼주기에만 골몰한다면, 나라살림은 어떻게 되겠는가?
국민 10명 중 6명이 이재명 후보의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결과, 응답자의 60.1%가 “재정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지급하지 말아야한다”고 답했다.
평범한 일반 국민들도 이렇게 걱정하는 재정건전성이, 대선후보들과 여야 정치권은 정녕 보이지 않는다는 말인가?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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