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 1년만에 순매도…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세 달 연속 감소세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최근 국내 증시가 박스피 내 횡보를 거듭하면서 동학개미들의 증시 이탈이 가속화 되고 있다. 

   
▲ 최근 국내 증시가 박스피 내 횡보를 거듭하면서 동학개미들의 증시 이탈이 가속화 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10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만 모두 1조338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2조7836억원을 팔아치운 이후 1년만에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에서는 5263억원을 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매도세를 이어가자 거래대금 역시 줄어들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4517억원으로 지난 9월 이후 세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다.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올해 1월(26조4778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에 불과하다.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 상반기 68% 수준에서 지난달 58%대로 감소했다.

증시 대기자금인 예탁금 증가세 역시 꺾였다. 지난 9일 기준 개인 증권계좌 예탁금은 64조6563억원으로 고점(5월3일·77조9018억원) 대비 13조원 넘게 줄었다.

동학개미들이 국내 증시를 이탈하는 이유로는 국내 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현저히 떨어진 점을 꼽을 수 있다. 

실제 코스피 대형주 상당수가 올 초 고점 대비 20~30%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올 1월 11일 장중 최고가인 9만6800원을 기록했던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이보다 27.06% 떨어진 7만600원에 장을 끝마쳤다. 

같은 날 현대차 역시 지난 1월 11일 기록한 장중 최고가(28만9000원) 대비 28.02% 하락한 20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 또한 지난 1월 14일 기록한 최고가(105만원) 대비 26.28% 하락한 77만4000원에 장을 종료했다. 

여기에 가파른 물가상승, 긴축 장세에 대한 경계심도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에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를 현실화하면서 ‘돈줄 죄기’에 나섰다. 

개인 투자자들 가운데 국내 증시 자금을 빼서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국내 증시가 부진을 겪고 있는 데 반해 미국 증시는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예탁원을 통한 외화 주식 결제 금액은 620억2000만달러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이 심화되는 데 이어 국내 투자자들 역시 하나둘 짐을 싸고 있다”면서 “국내 주식과 미국 주식의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되면서 미국 주식 투자에 눈을 돌리거나 코인에 투자하는게 수익률 측면에서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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