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세븐·비인기 지역 검단신도시 등 매매값 수천만원 올라
전세값 추가 상승 가능성 높아 … 남 집살이 서러움 '가중'
#1.서울 은평구에서 전세를 사는 A씨(45세)는 '미친' 전세값을 견디지 못하고 정든 서울을 떠나기로 했다. 자녀들의 심한 반발을 겨우 설득, 인근 고양 삼송신도시로 향하는 걸음은 무거웠다. 그러나 그를 맞이하는 삼송 아파트의 전세값 역시 그를 미치게 했다.
덕양구 동산동 호반베르디움 22차의 전세가는 3억. 입주 초기 1억5,000만원에서 '곱절' 오른 것이다. 인기층의 매매가는 비록 호가이지만 4억3,000만원을 웃돌았다. 이 역시 3천만원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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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조항일 기자]수도권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이 고공행진의 전세가와 매매시장의 활발한 거래에 힘입어 최근 몇달동안 2~3천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값 상승은 아파트값 상승으로 또 아파트값 상승은 전세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매매-임대 가격 상승 회오리가 본격화된 것이다. 따라서 치솟는 전세값에 내집 마련을 고민하는 무주택자나 내 집을 살 여력이 안되는 임대 서민들이 매매와 전세 가격의 강세로 시름에 겨워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버블세븐(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용인·평촌) 지역 아파트가 회복세를 보이는가 하면 그동안 비인기지역으로 분류돼 왔던 인천 검단 등에서도 심상치 않은 집값 상승세를 보이며 전세대란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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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블세븐 지역의 회복과 비인기지역의 아파트의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전세민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주 견본주택을 개관한 용인 '기흥역 지웰 푸르지오' 견본주택 현장/사진=대우건설 |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3법 등 통과와 함께 올해 재개발·재건축 규제가 완화되면서 건설업계가 대거 신규분양을 앞다투고 있다.
특히 강남 3구와 용인수지 등 재개발·재건축 호재를 맞고 있는 버블세븐 지역에서는 나날이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실제 최근 한 부동산 업체에서 발표한 지난해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 실거래가 시가총액은 20조521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8년(7조8906억원)보다 무려 160%(2.6배) 증가한 것으로 서울과 경기도 전체 시가총액 74조4907억원의 25%에 해당하는 수치다.
시가총액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용인으로 5조1042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서초구 190%(1조1724억원→3조4023억원) △분당 172%(1조1378억원→3조922억원) △강남 164% (1조7727억원 → 4조6861억원) △양천구 96% (3734억원 → 7315억원) △송파구 84% (1조6602억원 → 3조630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두바이투자청(ICD)이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진 인천 검단신도시는 그동안 주거 비인기지역으로 여겨지던 검단 일대 부동산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호재가 올해 ‘전세대란’에 희생양이 될 서민들에게는 반갑지만은 않다.
실제 버블세븐 회복의 으뜸으로 손꼽히는 용인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아파트 매매가가 3.3㎡ 당 평균 1056만원에서 평균 1105만원으로 50만원 가량 상승했다.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기준으로 1년만에 2000만~3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분양가 상승폭은 더욱 컸다. 지난해 3월 기준 용인수지 3.3㎡ 당 평균 전세가는 702만원에서 현재는 약792만원으로 90만원이 올랐다.
이밖에 전용면적 84㎡ 기준 평균 버블세븐 아파트 매매가는 전년 동월 대비 △ 강남구 약 5000만원 △송파·서초 약 3000만원 △분당·평촌·용인 약 2000만원으로 올랐다. 분양가 역시 버블세븐 모두에서 수천만원 상승한 것은 물론이다.
부담스러운 아파트 가격 상승세에 수도권 외의 지역으로 눈을 돌린 서민들이지만 여유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치솟는 전세가에 아파트를 매매하려고 하지만 부동산 훈풍 열기가 서부권에도 미친 이유다. .
‘미분양 무덤’으로 여겨지던 김포와 검단에서 최근 미분양 물량이 급소진, 매매가도 동반 상승 중이다.
특히 지난해 5월 GS건설이 공급한 한강센트럴자이는 3순위 마감으로 흥행에 실패하면서 미분양 사태를 초래했지만 최근 급속도로 미분양 물량이 감소하면서 분양완판에 성공했다. 매매가는 최소 2,000만원 이상 올랐다.
검단신도시가 들어서는 당하동과 마전동, 불로동, 원당동 등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매매와 분양가 모두 보합세를 보여왔으나 최근 집값이 강세로 급전환했다.
검단신도시 인접 지역 중 가장 전년 동월 대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당하동과 마전동이다. 이들은 매매가 기준 3.3㎡당 평균 63만원이 상승했다.전용 84㎡ 아파트값이 2천만원 오른 셈이다.
이어 원당동 900만원, 불로동 706만원으로 지난해 3월보다 각각 평균 46만원, 30만원이 올랐다.
이에 대해 김용구 건설주택포럼 교수는 “버블세븐과 비인기지역으로 분류되던 김포·검단 등의 부동산 시장 활기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시장의 활기에 전세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각종 주택관련 금융 혜택을 제공하고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만큼 제도를 잘 활용한다면 전세대란을 피해 내집 마련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