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 인근 난민촌서 난민 1천500명 해산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연합뉴스는 프랑스 정부가 북서부 항구 도시 덩케르크 인근의 난민촌을 전격 폐쇄하고 이곳에 있던 1500여명의 난민들을 해산시켰다고 17일 영국 BBC를 인용 보도했다. 당국은 또 이곳에 있던 불법 이민 알선 혐의자 35명을 체포했다.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현지 라디오 '프랑스 인터'와의 인터뷰에서 "겨울이 다가오기 때문에 난민촌을 폐쇄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바다를 건너 영국으로 가려는 불법 이민자들이 덩케르크로 몰려들면서 영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내려졌다.

현지 BFM TV는 지난 9월 초 400명 수준이던 이곳 난민이 두 달 사이에 약 1500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올해 지금까지 보트를 타고 영국해협을 건넌 사람은 2만3000여명으로, 8천404명을 기록한 작년 대비 대폭 증가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 역시 이날 오전 덩케르크 외곽 그랑드생트 난민촌 폐쇄 사실을 알리며 아울러 경찰이 663명을 23대의 버스에 태워 난민 수용시설로 보냈다고 발표했다.

다르마냉 장관은 또 트위터를 통해서는 "금번 조치로 지난 1월부터 체포된 불법 이민 브로커는 모두 1300여명"이라며 "이들은 불행한 이들을 착취하는 범죄자들이며, 불법 이민을 알선한 자들"이라고 지적했다.

SNS에는 경찰차가 난민촌에 줄지어 서 있는 모습과 난민들이 대형 버스에 오르는 영상물이 올라왔다. 그러나 프랑스 난민 지원 단체 '유토피아56'은 "이번 조치는 단지 사람들을 해산하고 입을 다물게 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11일 프랑스에 체류 중이던 이주민 1185명이 보트를 타고 영국해협을 건너자 "도저히 수용 불가능한 숫자"라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영국 측은 "프랑스가 이들의 영국행을 막지 않고 있다"며 "불법 이민 알선업자들을 단속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영국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해협을 건넌 난민 수를 지나치게 부풀렸고,이들의 상륙을 막지도 않았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두 나라는 최근 난민 문제 외에도 영국해협 어업권 분쟁과 프랑스를 배제한 오커스(AUKUS) 결성 등 여러 국제 현안으로 관계가 불편한 상태다.

오커스는 미국·영국·호주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신 안보 동맹 체계다. 최근 호주는 오커스에 참여해 미국·영국 기술로 핵잠수함을 건조하며 프랑스로부터 디젤 잠수함을 도입하려는 계획을 취소해 큰 반발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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