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손해사정사 관련 법안 발의...생보-손보업계, 의견 갈려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생명보험업계가 손해사정사 고용의무를 벗어날 수 있게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손해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곳에 한해서만 손해사정사 고용의무를 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생명보험도 손해보험도 아닌 제3보험의 경우 손해사정사 고용ㆍ위탁 의무를 면제해야 한다는 것. 제3보험은 질병, 재해로 인해 상해를 당했거나 간병이 필요한 상태를 보장해주는 보험으로 생보사와 손보사에서 모두 취급하고 있다.
 
   
▲ 최근 손해사정사 고용의무를 손해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보험회사만 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돼 이를 두고 보험업계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금융감독원 페이스북 캡처.
 
이에 생명보험업계는 손해사정이 불필요한 경우가 있어 강제적인 사항이 아닌 업계의 자율로 두는 것이 맞다며 동의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과 손해보험업계는 소비자의 피해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특히 현재 보험업법에 따르면 손해보험상품(보증보험계약은 제외)을 판매하는 보험회사, 3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보험회사는 손해사정사를 고용해 보험사고에 따른 손해액과 보험금의 사정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게 하거나 손해사정사 또는 손해사정을 업으로 하는자를 선임해 그 업무를 위탁하도록 돼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화재, 자동차 등 손해가 발생하면 조정을 거쳐야하는 보험들과 달리 제3보험은 실손보험의 경우 진료비 세부내역이 나오며 정액형 보험이 대부분이라 보험금 지급에 해당이 되는지 여부와 보험금을 전부 줄지 아니면 아예 안줄지 등의 여부만 결정하면 돼 굳이 손해사정사의 역할이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제로 필요하지 않은 부분에서도 고용을 해야하나보니 비용발생은 물론 경영경직이 되는 측면도 있다""규제 완화적 차원에서 현재 의무 고용에서 회사의 자율적으로 뒀으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금융당국과 손보업계는 생보업계의 주장에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모두 합리적인 사유가 없는 한 손해사정사 고용의무 제도는 존속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금감원 관계자는 "손해사정사는 보험금 산정에 있어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험계약자와 보험회사간의 민원을 줄이기 위함과 보험소비자 권익보호측면도 있다""원에 들어오는 민원의 40~45%정도가 보험금 지급과 관련된 것으로 아직 충분히 공정한 보험금 지급관행이 이루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손해사정사 고용의무를 없애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도 "손해사정사를 통해 보상여부, 보험금 여부 등 손해사정을 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할 근본적인 업무"라며 "보험금 지급의 적정성 등을 판단하지 않고 지급한다면 정확한 금액이 지급되지 않아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