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 속도를 더욱 높이기로 했다. 기준 금리 인상 역시 당초 계획보다 빠른 시점에 진행할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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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
연준은 지난 14~15일(현지시각) 이틀 동안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지속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수준을 높이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테이퍼링 속도를 현재의 2배로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매달 150억달러씩 진행되던 자산 매입 축소 규모는 내년 1월부터 300억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축소 규모를 늘려 나감에 따라 경기 부양책 종료 시점은 내년 6월에서 3월로 3개월 앞당겨졌다.
연준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매달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해 왔다.
금리 인상의 전 단계인 테이퍼링이 조기 종료되면서 금리 인상 시계도 한층 빨라졌다.
연준은 이날 금리는 지난해 3월 이후 이어온 ‘0’(제로) 금리 수준을 유지키로 하되 내년 최소 세 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임을 예고했다.
연준이 별도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 전체 18명 가운데 과반인 10명이 내년 0.88~1.12% 수준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5명은 0.63~0.87%를 전망했다. 또 점도표에서는 내년에 이어 2023년에도 세 차례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점도표란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를 의미한다. 지난 9월 FOMC 위원 18명 가운데 절반인 9명이 내년 0.13~0.37%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고, 지난 6월에는 대다수가 2023년 첫 금리 인상을 점쳤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번 FOMC의 결과는 인플레이션 압박에 따른 매파적(통화 긴축) 기조 변화에 의의가 있다. 다만 테이퍼링 속도와 금리 인상 전망은 예상한 수준인 만큼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에 대한 자신감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바탕으로 점도표는 지난 9월에 비해 상당히 매파적인 기조로 변했다”면서도 “테이퍼링의 속도와 향후 기준금리의 인상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며 시장은 비교적 안도했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12월 FOMC 회의 결과에 대한 총평을 내리자면 ‘매파적’이었다”면서 “그러나 매파적 수준이 금융시장의 전망을 상회하지 않았고 테이퍼링 속도 가속화, 금리 인상 시그널 역시 시장의 수용 가능한 범위였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FOMC회의 결과가 시장의 충격을 주지 않은 매파적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금융 시장이 안도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실제 회의 결과 발표 이후 금리에 민감한 나스닥 시장이 큰폭으로 반등하고 가상자산 가격 역시 오름세를 기록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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