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경기도는 지난 3년간 실태 조사를 통해, 도내에 실존하는 조선왕실 태봉(胎峰)과 태실(胎室) 65곳을 확인했다며, 19일 이런 조사 성과를 담은 400여쪽의 '경기도 태봉·태실 보고서'를 발간했다.
태실은 왕실에서 자손을 출산한 뒤 길지를 택해 태반과 탯줄을 봉안하는 공간으로, 아기의 건강과 왕실의 번영을 기원하는 상징물이며, 태봉은 태를 봉인한 산봉우리를 말한다.
태실은 일제 강점기와 산업화를 거치며 다수가 사라진데다 관련 책자마다 기록이 달라 실존 여부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경기도는 경기문화재연구원과 지난 2019년부터 문헌기록 확인, 역사자료 분석, 현장 조사 등을 거쳐 19개 시군에서 태봉 30곳, 태실 35곳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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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원당리 태실 발굴현장/사진=경기도 제공 |
보고서에는 지난 10월 경기도가 처음으로 자체 발굴한 광주 원당리 태실도 포함돼 있다.
태실 보존에 애쓴 도민의 노력과 관련 자료도 보고서에 담았다.
양평 대흥리 태실이 도굴당한 1972년 3월 2일 당시 태지석(태의 주인공 이름과 출생일을 기록한 돌) 명문을 옮겨 적은 이희원(83·양평군) 씨의 일기장은 이 태실이 조선 성종의 왕자 부수(富壽)의 태실임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포천 성동리 익종 태실과 포금주리 태실의 보존을 위한 이응수(67·포천시) 씨의 노력도 담겼다.
경기도는 태실 유적에 안내판과 울타리를 설치하고, 광주 원당리 태실처럼 지속적으로 발굴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희완 경기도 문화유산과장은 "이번 조사보고서는 3년간 노력의 성과물로, 그동안 태봉·태실을 지켜온 도민들의 숨은 노력도 조명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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