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후보 바꿀 수 있다 응답 상승…양측 도덕성 우열 없어
'가족 문제' 최대 악재…양 선대위, 중도·부동층 대책에 부심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간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오차범위 내 초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부동층 표심을 놓고 치열한 구애를 펼치고 있다.

최근 들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여론조사 접전이 펼쳐지자, 대선 승리를 좌우할 열쇠로 부동층(浮動層·swing vote)이 꼽히고 있다. 이는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평가에 기인한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2~17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3043명을 대상으로 12월 3주차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 '지지후보가 없다'고 답한 비율은 5.4%로 전주에 비해 0.7%p 늘었다. 모르거나 응답하지 않은 비율 역시 2.3%로 0.2%p 상승했다. 부동층이 일주일 만에 0.9%p 늘어난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간 자체조사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의견을 유보한 부동층은 16%로 나타났다. 한달전 조사(11월 16∼18일)보다 2%p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한국갤럽 조사에서 20대 부동층은 29%에서 34%로 5%p 늘어났고, 30대는 20%에서 27%로 7%p 늘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양 후보의 이전투구에 따른 '정치 혐오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사진 좌측)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사진=미디어펜

TBS 의뢰로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17~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는 흔들리고 있는 부동층의 표심을 더 확연히 드러난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투표일까지 계속 지지할지 물은 결과, 응답자 75.0%가 '계속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지지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는 응답은 21.9%에 달했다. 이는 전주 대비 3.7%p 오른 수치다. 계속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4.0%p 하락했다.

양 후보를 지지하는 표심이 앞으로 최대 5분의 1까지 이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17~19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 이재명 후보 33.7%-윤석열 후보 34.2%로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보였고 지지할 후보가 없다거나 잘 모르겠다면서 응답을 미룬 부동층 비율은 18.0%로 드러났다.

특히 이 조사에서 지지 후보를 바꿀 마음이 있는지 물었더니, 응답자 중 32.5%는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이 후보 지지자 중에서는 76.3%, 윤 후보 지지자 중에서는 72.6%가 계속 지지하겠다고 답해 양측 모두 지지자 중 20% 이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누가 도덕성 측면에서 가장 높다고 생각하는지 묻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23.0%-심상정 정의당 후보 17.6%-윤 후보 16.1%-이 후보 15.2%로 나왔다.

이를 지지도와 비교하면 도덕성 측면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누가 낫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양 후보에게 '가족 문제'가 최대 악재로 떠올랐다는 정치권 평가가 커지는 가운데, 여야 선대위는 중도·부동층 대비책에 부심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21일 본보 취재에 "연말까지 실질적인 골든 크로스를 이루기 위해 더더욱 중도-부동층 표심을 공략할 전망"이라며 "당정을 비롯해 청와대까지 요청하더라도 국민들 눈높이에서 마음을 잡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보다도 국민의힘측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의혹이 훨씬 더 파괴력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리스크 싸움, 네거티브전에서 다소 우위를 점했다는 내부 평가도 있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이어 "아직 의혹은 끝나지 않았다. 윤 후보 본인의 약점도 한두가지가 아니다"라며 "이재명 후보는 한다면 한다, 뚝심있게 추진하는 정책 실천력, 지속 가능한 공약 이행 등 여러 방면에서 경쟁력을 보여 국민들께 청사진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정권교체론이 50%대 중반을 지키는 등 정권 교체 여망은 어느 때보다 공고하다"며 "골든 크로스는 어림 없다. 오히려 다시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대선은 장기전"이라며 "한두가지 이벤트에 일희일비할 수 없다. 왜 문재인 정권이 안되고, 이를 이어받으려는 이재명 정권 또한 패착인지 중도층 부동층에게 하나하나 설명하고 접근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한 "이재명 후보의 문제는 거의 모든 것이 인기영합적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점"이라며 "대선 전체를 관통하는 시대정신 측면에서도 정권교체, 운동권 586의 퇴장 등에서 야당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민심은 갈대와 같다. 내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일까지 78일 남았다.

앞으로 남은 두달 반, 어느 후보가 중도·부동층의 마음을 훔칠지 주목된다. 섣부른 공약 경쟁 보다 가족 리스크 등 개인 문제가 더 큰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 위에서 언급된 각 여론조사의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 '여론조사결과 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