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국내 소비자물가지수에 전기자동차, 마스크, 의류 건조기, 식기세척기, 체리 등 소비가 늘어난 품목이 새로 포함되고, 고교 무상교육 시행으로 유명무실해진 고등학교 납부금, 학교 급식비 등 항목은 제외됐다.
새로운 물가 산정 기준을 적용한 올해 1∼11월 누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개편 이전(2.3%)보다 0.1%포인트 올랐다.
통계청이 이렇게 개편한 새 소비자물가지수를 22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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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트 식품코너/사진=미디어펜 |
통계청은 소비자물가지수가 현실을 잘 반영하도록, 매 5년마다 물가 조사 품목 등을 개편하는데, 소비지출 비중이 높아진 품목은 추가하고 낮아진 품목은 제외, 소비패턴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각 품목의 가중치는 끝 자리 0·2·5·7년마다 바꾼다.
이번 개편에 따라 대표품목 수는 지난 2015년 기준 460개에서 2020년에는 458개로 2개 줄었고, 품목의 하위 항목인 상품 수는 999개에서 149개로 50개 늘었다.
구체적으로 고등학교 납부금, 학교 급식비, 남자 학생복, 여자 학생복, 교과서(이상 무상화 확대), 넥타이, 연탄, 스키장 이용료, 프린터, 비데, 정장제(이상 소비액 미미함), 의복 대여료, 사진기(이상 기타 사유) 등 13개 품목은 조사 대상에서 빠졌다.
반면 마스크, 전기동력차(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의류 건조기, 식기세척기, 새우, 체리, 망고, 아보카도, 파인애플, 쌀국수, 선글라스, 유산균, 기타육류 가공품, 반창고 등 14개 품목은 새로 추가됐다.
아울러 11개 품목을 5개로 통합하고, 3개 항목은 즉석 식품에서 편의점 도시락을 분리하는 등의 방식으로, 6개로 세분화했다.
품목별 가중치는 전세, 온라인 콘텐츠 이용료, 입원 진료비, 외래 진료비, 건강기능식품 등은 늘리는 대신 해외단체 여행비, 휴대전화료, 중학생 학원비, 휘발유, 사립학교 납부금, 도시가스, 시내버스료 등은 줄였다.
총지수를 1000이라면, 2017년 기준에서는 집세가 93.7였는데 2020년 기준에선 98.3으로 4.6 늘었고, 전세도 48.9에서 54.0으로 5.1 증가했지만, 월세는 44.8에서 44.3으로 0.5 줄었다.
이에 대해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세는 2017년에 비해 2020년에 거래와 가격이 다 높아지면서 소비지출 비중이 높아졌지만, 월세는 2017년에 비해 거래가 상대적으로 한산해 비중이 소폭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휘발유의 가중치도 23.4에서 20.8로 줄었는데, 국제유가가 급등한 올해와 달리 작년에는 유가가 낮았기 때문.
통계청은 이번에 지수를 개편하면서 온라인 거래가격 조사 품목을 112개(전체 품목의 24.5%)로 13개 확대, 온라인 소비 증가 추세를 반영했다.
보관기술 발달로 유통기간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 가지, 사과, 배, 밤 등의 계절 품목을 연중 조사 품목으로 바꾸고, 국산 포도와 참외의 조사 기간도 길게 늘렸다.
조사 대상 지역은 38개 시도에서 경기 화성시와 경남 양산시가 추가돼 40개 시도로 늘었고, 세종시 물가 공표 주기는 연간을 월간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통계청은 지난해 1월 이후 소비자물가를 새로운 기준에 따라 다시 산정한 지수도 이날 발표했다.
그 결과, 올해 1∼11월 누계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4%로 집계돼, 2015년 기준 지수보다 상승 폭이 0.1%포인트 확대됐다.
11월 물가 상승률도 3.8%로 구지수(3.7%)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최근의 가계 소비 패턴을 고려하면 기존에 발표됐던 것보다 물가가 더 많이 올랐다는 의미다.
지수 하락에 기여했던 고등학교 납부금과 학교급식비 등 무상교육·무상급식 관련 품목이 빠진 것은 물가 상승 폭을 키우는 역할을 했지만, 새롭게 추가된 마스크와 의류 건조기의 가격이 올해 전년 대비 내린 점과 계절품목의 조사 기간 확대, 가중치 조정 등이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도 1∼11월 누계 기준으로 전년 대비 1.8% 올라, 상승 폭이 0.2%포인트 확대됐으며,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 상승률도 구지수 기준 2.9%에서 신지수 기준 3.1%로 올랐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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