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과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핵심기술 및 생산역량 확보가 국가경제뿐만 아니라 국가안보로까지 그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국내 기술 보호 강화에 나섰다.
정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아래(下) 우리기술 보호전략’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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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부겸 국무총리./사진=미디어펜 |
정부에 따르면, 최근 기술 후발국들은 신속한 시장진입, 기술개발 리스크 완화를 위해 해외 기업결합(M&A), 인력탈취, 사이버해킹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술탈취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글로벌 기술보호 환경 변화에 대응해, 핵심기술이나 인력의 해외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선제적이고 전략적 보호장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그동안 부처별로 개별적으로 수립·시행해온 보호대책을 ‘우리기술 보호 전략’이라는 큰 틀로 통합해 범부처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대책의 주요 내용은 △핵심기술을 선제적으로 보호하는 시스템 구축 △핵심인력 유출을 방지하고 국내선순환 구조 확립 △중소기업을 대상 지원 강화 △사이버 기술유출을 방지 △범부처 협력 및 국제공조를 강화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우리가 보유한 기술 중 국가 경쟁력에 필수적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소재·부품·장비 등 주요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추가 지정된다.
현재 국가핵심기술은 12개 분야 73개가 지정 중이다.
다만 이미 보호가치가 떨어진 기술은 기술일몰제를 도입해 기술수출을 활성화하고, 이를 첨단기술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관은 정부가 데이터베이스화해 국가핵심기술 수출, 해외 M&A, 보호조치 등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기업의 무허가 수출로 인한 불이익을 없앤다는 계획이다.
또한 다양한 해외 M&A 유형을 반영하고 외국인에 의한 국가핵심기술 보유기관 지배취득 기준을 현실화해, 규제의 실효성을 높인다.
기술보안도 강화한다. 보안과제 지정확대, 방산 기술보호 인증제도 도입 등 연구개발(R&D) 수행단계별 보안관리를 강화하며, 핵심인력 유출 방지 등을 더해 국내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총리는 “인력을 통한 기술유출이 날로 교묘해지는 상황에서, 우리 핵심인력의 보호가 기술보호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핵심인력의 이직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기술보유기관이 요청(해당인력 동의)한 핵심인력을 데이터베이스화, 출입국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강화방안을 향후 법제화 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국방과학연구소 핵심 연구인력에 대해서는 퇴직 후 해외 취업 시, 사전승인을 받도록 하고, 중소·중견기업의 핵심인력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등 정부지원을 확대해 장기 재직 및 국내 재취업을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정부는 중소기업 기술침해 사건에서 침해사실 입증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조사·조정제도 개선, 법원연계 등의 노력을 통해,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기술침해 입증지원을 강화한다.
중소기업기술에 대한 정당한 가치 보상을 위해 기술거래‧사업화 촉진을 위한 재정지원 기반을 마련하고 기술자료, 영업비밀 등 미등록 임치기술 거래의 안전성을 강화해 기술거래를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사이버 해킹 방지책도 마련한다. 우선 민간기업·기술 대상으로 정부가 운영 중인 사이버보안 관제 지원을 확대하고, 공공과 민간간 위협정보 사전 공유를 통해 사이버위협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방산업체 대상 취약점 진단사업과 중소기업 대상 보안컨설팅을 확대하고 공공분야 사이버보안 매뉴얼을 민간기업에 보급하는 등, 중요 민간기업의 사이버보안 자생력을 확보토록 함과 동시에, 국가 사이버안보(보안) 관련 법률 제정, 중소기업 사이버보안 컨설팅 및 사이버보안 매뉴얼 보급, 방산특화 방산기술보호센터 설립 등 사이버안보 기반을 보강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기술유출 조사·수사에서 산업부 등 정부부처와 정보수사기관간 공조를 강화하,고 기술보호 협의체 운영 등 범부처 기술안보 협조체계를 통해 정책환류 기능을 보강할 계획”이라며 “미국·유럽연합(EU) 등 기술선진국과 기술보호·투자심사·정보통신기술(ICT)·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통상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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