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플랫폼 경쟁에서 밀리면 살아남기 힘들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주요 시중은행장이 올해 경영 중점 과제로 디지털 전환에 따른 고객 중심의 ‘넘버원(No.1) 금융플랫폼 강화’에 공통된 목소리를 냈다. ‘디지털 금융환경’에서 빅테크 플랫폼 기업의 지배력이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올해부터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금융플랫폼 경쟁력에서 밀리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 은행장들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은행의 최우선 과제로 ‘금융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꼽았다.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플랫폼 경쟁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무엇보다 고객이 찾는 ‘금융플랫폼’을 제공해야만 치열한 디지털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 지난 3일 취임식을 가진 이재근 KB국민은행장./사진=국민은행 제공.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지난 3일 취임식을 통해 ‘No.1 금융플랫폼 기업’을 향한 △고객 중심 서비스 경쟁력 강화 △미래 성장을 위한 사업모델 강화 △젊고 역동적인 조직문화 창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KB 등 네 가지 핵심 경영 방향을 제시하며 “KB스타뱅킹 등 KB의 플랫폼이 고객의 일상생활을 아우를 수 있도록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의 완성도를 계속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전국의 모든 영업점이 모바일 플랫폼 및 콜센터 등과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옴니채널’의 완성도 추진할 것”이라며 특히 이번 ‘KB형 플랫폼 조직 2기 전환’ 등 조직개편으로 추진력이 확보될 것으로 내다보며, 불확실한 미래에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다양한 사업모델을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올해 출시를 앞둔 개인 새 애플리케이션(앱)과 종합 기업 금융 플랫폼 개발에 신한의 모든 경험과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고객과 시대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 독보적인 플랫폼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프라인 영업점은 테크 기업과 명확히 차별화되는 우리 고유의 플랫폼으로 오프라인 채널 혁신에도 더욱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진 행장은 “20개국 164개 해외 네트워크의 디지털 전환에도 역량을 모아야 한다”며 “해외 현지 플랫폼과 활발한 제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 역시 고객 중심의 No.1 금융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권 행장은 “전통은행의 틀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를 발판으로 삼아 고객 중심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행장은 “마이데이터 등 디지털 혁신금융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빅테크 플랫폼들이 업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금융생태계에서도 영향력을 점차 키워나가고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며 “우리의 강력한 무기인 대면 채널이 더욱 고도화되고, 나아가 비대면과 옴니채널 등 고객과 접점이 이뤄지는 모든 채널에서 고객들이 편리하게 우리은행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준학 농협은행장도 ‘고객 중심 초(超)혁신 디지털 뱅크’로의 도약을 올해 중점 과제로 선정하고 “디지털 금융 플랫폼 경쟁을 선도하는 동시에 협동조합 수익센터로 본연의 역할을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행장은 특히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소비자 선호에 맞춰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키고, 올원뱅크 내 금융계열사 핵심 서비스 연계해 업권 간 장벽을 초월한 종합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조직 전체가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고,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등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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