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 이후 최초 10만원 밑으로 떨어져…이달 들어 시총 8조 증발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국내 대표적 혁신 기업인 카카오의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액면분할 이후 처음으로 10만원 밑으로 떨어졌고, 이달 들어 시가총액만 8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 카카오 CI. /자료=카카오 제공


차기 카카오 대표로 내정됐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먹튀 논란’으로 등 인한 노사간 마찰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또 지난해 4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여겨지면서 당분간 조정이 길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인 지난 10일 카카오는 전장대비 3400원(3.40%) 하락한 9만66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지난해 6월 17만3000원까지 치솟으며 고공행진을 하던 카카오 주가는 같은해 9월 금융당국의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이슈가 불거지며 조정에 돌입했다. 지난해 9월 8일에는 전장대비 10% 넘게 빠지며 15만원에서 13만원대로 추락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더해지며 주가에 하방 압력이 더해지는 양상이다. 

카카오는 현재의 실적보다 미래의 실적이 주목받는 ‘성장주’에 속하는데,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은 성장주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들어서만 카카오의 주가(10일 종가 기준)는 15.63%나 빠졌다. 이 기간 시가총액 역시 51조423억원에서 43조745억원으로 7조9678억원이 사라졌다. 

경영진 리스크도 주가 부진에 한몫을 하고 있다. 카카오 대표로 내정됐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스톡옵션 행사로 ‘먹튀 논란’에 휩싸이면서 자진사퇴 하기도 했다. 

류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 8명은 카카오페이가 상장한 지 한 달여 만인 지난해 12월 10일 900억원어치에 달하는 스톡옵션 44만주를 일괄처분해 막대한 이득을 남긴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단기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빅테크 규제 이슈도 여전한 데다 지난해 4분기 실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여겨지는 탓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 7100억 원, 1557억 원으로 전망된다”면서 “영업 이익은 기존 추정치(2254억 원)와 시장 컨센서스(2071억 원)를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카카오 상장 자회사들의 주가 하락과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을 고려해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기존 18만원에서 16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카카오에 집중된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심사지침을 발표한데 이어 정치권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최소 대선까지 카카오에 대한투자 심리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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