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지방과 함께 수도권 지역에서도 미분양 단지가 속출해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금리인상에 따른 집값 하락 전망이 나오면서 분양 시장에도 냉기고 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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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와 함께 올해 치러질 대선에서 각 후보들의 부동산 정책 공약들이 분양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시각이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1만 4094가구로 전월보다 0.1% 늘어났다. 공급난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던 미분양 주택 수도 증가하고 있다. 대전(602가구)은 전월 대비 28.4%, 대구(2166가구)는 12.6% 늘어났다.
12월도 미분양은 이어졌다. 대구에서는 12월 청약을 접수한 5곳의 단지 중 4곳이 미달됐다. 대형 건설사의 인지도 높은 브랜드 단지여도 미분양은 면치 못했다.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 △두류 중흥S-클래스 센텀포레 △달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 등 모두 순위내 마감에 성공하지 못하고 미달됐다.
수도권 분양 시장도 다르지 않다. 경기도청에 따르면, 12월 기준 경기도 미분양 가구수는 1030가구로 전월(995가구) 대비 35가구 증가했다. 미분양 가구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화성시(305가구), 그 다음으로는 △수원시(232가구) △양주시(227가구) 등 순이었다.
'악성미분양'으로 불리는 일명 준공 후 미분양 가구수는 397가구로 전월(405가구) 대비 8가구 줄었지만 여전히 300가구가 넘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올해 분양에 나선 단지도 미달 가구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3~6일 청약을 접수한 경기 안성 '우방아이유쉘 에스티지'는 전 주택형 1순위 해당지역 마감에 실패했다. 916가구 모집에 314명이 접수해 602가구의 미달 가구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청약 이후 미계약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인천시에서 분양된 '송도자이더스타'는 당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3대 1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530여 가구가 계약을 포기했다. 또 '송도 센트럴파크 리버리치' 역시 평균 5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이 역시 계약 포기 사례가 많았다.
업계에서는 미분양 물량 증가세가 지난해 8월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올해 DSR 강화 등이 발표된 직후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4분기(9~12월) 전국에서 분양된 707개 단지 가운데 미분양이 발생된 단지는 117곳으로 전체 공급 물량 중 16.5%에 달했다. 이는 전분기와 비교해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주택건설업체들의 분양 경기 전망도 어둡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월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자료에 따르면 전국 HSSI 전망치는 76.2로, 전월 대비 12.2p(포인트) 떨어지며 70선을 나타냈다. 서울은 전월 대비 9.2p(포인트) 하락한 85.0을 기록했다. 서울의 HSSI 전망치가 9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10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분양 시장이 빙하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달부터 시행되는 DSR로 인해 아파트 중도금과 잔금 대출이 차주별로 산정되면서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창구가 막힐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이러한 조짐으로 인해 지역 및 단지별로 청약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집값이 상승함에 따라 분양 시장도 같이 호황기를 누렸지만, 정부가 점차 규제로 압박하면서 시장이 식어가는 분위기"라며 "게다가 올해는 대선, 부동산 규제 등과 같은 부동산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자금이 없는 수요자들의 경우 청약 통장을 선뜻 꺼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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