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대선 과정에서 격화되고 있는 네거티브 공방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걱정이 많으신 줄 압니다. 실망감을 넘어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국민께 뵐 면목이 없습니다. 저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저 이재명은 앞으로 일체의 네거티브를 중단하겠습니다. 야당도 동참해주십시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네거티브 중단 선언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26일 오전 갑작스럽게 연 기자회견에서 '야당의 동참'을 전제로 선언하고 나섰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네거티브 중단만 선언한 것이 아니다. 3040세대 장관을 적극 등용해 역사상 가장 젊은 내각을 구성하는 등 인적 쇄신을 가속화하겠다는 뜻까지 밝혔다.
특히 이 후보는 이날 "연습 없이 바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저 이재명, 성과로 검증받은 '준비된 대통령'이라 자부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후보의 이러한 자신감이 아직 누구를 찍을지 정하지 못한 유권자 표심마저 움직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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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월 26일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정치혁신'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프레스룸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다만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회견문에서 국민의힘을 "혐오와 차별을 동원해 상대를 굴복하게 만드는 자신들만의 '여의도 정치', 이익 지키기 위한 견고한 기득권 카르텔, 불안한 리더십"이라고 지목하고 나서 또다른 잡음이 나올 가능성을 남겼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에 대해 26일 본보의 취재에 "오늘 기자회견문을 들여다보면 자신들은 정당성과 명분을 지니고 있고 상대방은 아니라고 언급하는 기존 입장은 여전하다"며 "이재명 후보는 아무 것도 달라진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국민의힘측 발언에 대해 조롱과 빈정의 어조라고 계속해서 비판하고 있지만,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이재명 후보 입에서 누가 들어도 거북하고 강렬한 발언이 잇따라 나온게 사실"이라며 "민주당이 네거티브로 재미본게 지난 12월이었고, 이제 더 이상 재미 볼 수 없는 상황이라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고 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하는만큼 돌려준 것에 불과하다"며 "진짜 네거티브로 지난 몇달간 재미본게 누구인지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이제 그 약발이 다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정치의 본질은 국민을 위하는 것이고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것"이라며 "이젠 상호간 일체의 네거티브가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잃어 그 의미까지 잃어버린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선대위는 오로지 민생, 미래, 국민의 삶에 대해서만 앞으로 밝히고자 한다"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자가 과연 누구인지, 힘들었던 궤적을 딛고 서서 미래의 길로 나아가려는 쪽이 어디인지 유권자 분들이 냉철히 객관적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이든 제1야당이든 대결과 분열, 혐오와 차별은 선거전략으로 채택해선 안되는 것"이라며 "꼭 필요한 검증이 아닌 찌라시성 네거티브는 중단해야 마땅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는 제 20대 대통령 선거일(3월 9일)까지 만 6주, 42일 남았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으로 이 후보와 윤 후보 간 양자토론이 무산됐다. 양측은 다른 정당들과 함께 다자토론에 대한 협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 후보가 향후 국민들 앞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 억지 비난성 발언보다 상호 호혜적인 정책 경쟁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