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새해 들어 ‘몰아치기’로 7차례나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섰던 북한이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 교역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과 1년6개월여만에 육로 교역을 재개한 데 이어 러시아와 교역 회복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잇단 무력시위가 미국과의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인 만큼 우방국인 중국·러시아와 밀착행보를 과시하면서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를 향해 정면돌파를 예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3일 러시아 극동북극개발부와 북측의 경제적 유대 및 교역 회복 논의 소식을 전했다. 이는 극동북극개발부 홈페이지에 1일 게재된 내용으로 신홍철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와 알렉세이 체쿤코프 극동북극개발부 장관이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다만 극동북극개발부는 회담 사진을 첨부하면서도 정확한 장소 및 시기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NK뉴스는 “북한이 지난해 봄 북·러 접경지역의 화물철도역을 개량한 데 이어 지난해 9~12월에는 창고 등을 신축했다”면서 “다만 위성사진을 통해 볼 때 북한이 아직 이 화물철도역을 사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은 스웨덴과 외교관 복귀 문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 외교부 대변인이 미국의소리 방송과 인터뷰에서 밝힌 것으로 이 대변인은 “2020년 8월 이후 우리 외교관들이 일시 귀국했고, 이들이 가능한 빨리 평양으로 복귀하는 것이 목적이다. 북한과 이 문제를 놓고 대화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16일 중국과 철도 교역을 재개했다. 북·중 간 최대 교역 거점인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 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 것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2월16일 광명성절을 앞두고 필요한 물자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북한은 지난주 무역법을 개정한 것으로도 전해져 주목받고 있다. NK뉴스는 “북한이 지난주 무역법을 개정하며 ‘모든 교역 활동을 확대·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북한이 무역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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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노동신문은 31일 전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지대지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이날 보도에서 '화성-12형'의 발사 장면과 이 미사일이 상공에서 찍은 지구의 사진까지 공개했다. 2022.1.31./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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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새해 잇단 미사일 발사 시기는 미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을 때였다. 북한으로서는 러시아와 중국 두 나라가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논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계산을 했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이 영국, 프랑스와 함께 안보리 긴급회의를 3일(현지시간) 열 것을 요청했으나 이보다 하루 늦게 회의 일정이 잡혔고, 이는 2월 안보리 의장국을 맡은 러시아의 결정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러시아는 또 지난해 10월 북한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오히려 완화하자는 취지의 안보리 결의안을 제출했고, 지난달 20일에는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의 북한 국적자 5명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 추진도 반대하며 논의를 보류시켰다.
결국 북한은 미국에 ‘강대강’ 입장을 부각시키기 위해 무력시위를 이어가며 역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러시아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이 단독 대북제재를 하던 지난달 14일에도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단거리탄도미사일인 KN-23을 발사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일이 임박했는데도 미사일로 긴장수위를 높이면서도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 교역 재개 동향을 보이면서 ‘다중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북한으로서도 중국과 밀착하면서도 러시아를 이용해 견제 또한 필요했던 것으로 보이며, 미국 등 국제사회에 북·중·러 협력이라는 정치적 메시지까지 부각시키려 애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올림픽 개막 축전을 보냈다. 김 총비서는 축전에서 “공동의 투쟁 속에서 조중(북·중) 관계는 그 무엇으로도 깨뜨릴 수 없는 불패의 전략적 관계로 다져졌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정부는 오는 6일로 예정된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김 총비서가 직접 참석해 시정연설을 통해 대내외 정책 방향을 어떻게 밝힐지 주시하고 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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