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추적단 박지현씨와 대담…박 씨 "악랄하게 발전"에 이 후보 "몰수제·카메라등록제 도입"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9일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이 문제에 대해 남녀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달라"며 "통계적으로 보면 일반적 인식과 달리 남성 피해자도 상당히 많다. 피해자의 30%가 남성"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민주당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가 2월 9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지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 후보는 이날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의 활동가 출신 박지현 씨와의 대담에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라고 하면 여성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고, 그 오해 때문에 일부에서 남녀 간의 갈등 사안처럼 접근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인권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소중한 것"이라며 "인간의 내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성 착취물 문제는 방치하면 극단적 선택을 하는 피해자가 나타나는 등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지현 씨는 지난달 민주당 선대위의 여성위원회 디지털 성범죄 근절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합류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운데)가 2월 9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 'n번방, 디지털성범죄 추적 연대기' 행사에 참석해 n번방 사건 최초 보도자인 박지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 정춘숙 여성위원장(왼쪽)과 대담을 갖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박 씨는 이날 대담에서 이 후보에게 "(디지털 성범죄는) 지금도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고 오히려 전보다 악랄한 방법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완전히 끊어내고자 오늘 이 자리까지 나왔다"고 언급했다.

이에 이 후보는 "함께하는 우리 식구가 됐으니 디지털 성범죄가 완전히 사라진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다"며 "경기지사로 근무할 때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를 전국 최초로 만들었고 실무 인력도 상당수 배치해서 상당히 성과가 많았다"고 전했다.

또한 이 후보는 이날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전통적으로 분류되는 중범죄에 주력하면서 새로운 중요한 범죄가 나왔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영상이 공공연하게 유통될 경우 생기는 피해의 크기를 인지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 시민들 속에서도 인식을 보면 참 안타까운 일"이라며 "장난이라고 하면서 사람을 죽이고 있는 것인데 인식을 못한다. 엄청난 인권침해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가 2월 9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 행사에서 발언하면서 박수를 이끌고 있다. 오른쪽은 박지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러면서 "여성들이 가지는 불안감과 남성이 인지하는 불안감이 완전히 다르다"며 "여성의 안심 귀가길 지원 사업, 어두운 골목길에 가로등을 많이 설치하는 사업에 남성 일부나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는 이날 대담에서 디지털 성범죄 수익에 대한 독립몰수제 도입, 광역단위 피해자 지원센터 설치, 변형카메라 등록제 도입, 딥페이크 영상 표시의무제 도입 등 공약을 소개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