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연초부터 가파르게 상승한 은행 대출금리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이미 최고 6%에 근접한 상황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연내 주담대 금리가 최고 7%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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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상문 기자 |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0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600∼4.978%에서 연 4.060∼5.770%로 상승했다. 하단은 0.46%포인트 올랐고, 상단도 0.792%포인트 상승하며 최고 금리는 연 6%에 근접했다. 이는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활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지난해 말 2.259%에서 지난 10일 2.793% 상승한 데 따른 결과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같은기간 연 3.580∼5.230%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연 3.710∼5.070%)와 비교하면 하단은 0.13%포인트 낮아졌으나 상단은 0.16%포인트 상승했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주담대 변동금리를 결정하는 신규 코픽스 금리가 1.55%에서 1.69%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오는 15일 발표되는 1월 기준 코픽스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할 때 들인 비용을 나타내는 지표로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 변동의 영향을 받는다. 다시 말해 대출의 예‧적금 등 수신상품의 금리가 오르면 코픽스도 오르고, 반대로 수신상품의 금리가 떨어지면 코픽스도 떨어진다.
여기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올해에만 기준금리를 1.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당장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연내 2차례 이상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지난달 1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1.25%로 조정하며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실물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이) 완화적인지 여부는 현재 경제 상황, 성장, 물가 등 여러 기준을 놓고 평가하게 되는데,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성장과 물가의 현 상황 등을 고려해 보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취약계층의 이자상환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 연간 이자부담 규모는 3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면 6조4000억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어 이번에 오른 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을 고려하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금리인상 전인 57조7000억원에서 67조3000억원으로 9조6000억원 증가한다. 이 경우 차주 1명당 이자부담액은 289만6000원에서 337만9000원으로 48만3000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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