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사업구조 재편이 가속화 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압축성장’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기술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글로벌 M&A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대응 속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차기 정부가 M&A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18일 글로벌 전략 컴퍼니 회사 베인앤드컴퍼니의 제4차 글로벌 M&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M&A 거래가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5조9000억달러(약 7062조원)에 달했다. 올해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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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하얀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글로벌 M&A 시장이 달아오르는 것은 미래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과 무관치 않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산업 전환기에 기업들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역량을 M&A에서 찾으면서 지난해 MA& 규모가 예상치를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M&A 시장도 지난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시장에 펀더멘털이 여전히 충분해 조정받을 이유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라고 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M&A를 통해 성장동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은 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모습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10년간(2012년 1월~2022년 1월) G5와 한국의 M&A 현황을 비교한 결과 한국의 M&A 건수는 1063건으로 G5 평균(2598건)의 41%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한국의 M&A 금액은 2737억달러로 G5 평균(1조933억 달러)의 25% 수준에 머물렀다.
M&A 분야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G5가 전반적으로 기존산업과 신산업 분야에서 고르게 M&A를 진행한 반면, 한국은 기존산업 분야에 집중된 모습을 보였다.
G5의 M&A 금액 상위 4개 업종은 헬스케어(신산업), 커뮤니케이션(신산업), 산업재(기존산업), 필수 소비재(기존산업) 였다. 이에 비해 한국은 산업재(기존산업)에서만 강세를 보였고, 헬스케어(신산업) 분야의 M&A 실적은 없었다.
재계에서는 시장 변화에 따른 기업들의 인식 전환과 정책적 지원이 함께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신산업 진출을 위해 회사를 직접 설립했지만, 최근에는 M&A를 통해 속도를 끌어 올리고 있다. 경제 선진국 기업들이 M&A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M&A를 저해하는 제도적 규제가 걸림돌로 꼽힌다. 현재는 기술기업이 M&A 후 대기업집단에 편입되면 지주회사 규제, 계열사 간 지원행위 금지 등 각종 대기업집단의 규제 대상이 되는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차기 정부의 결단을 기대하고 있다. 기업들이 M&A로 신사업에 진출해 질적 성장을 가속화 하기 위해서는 관련 규제를 과감하게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시장이 급속하게 변화하면서 해외기업들은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하며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고려해야할 사안이 많아 의사 결정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 차기 정부에서는 규제 완화, 세제지원 등을 통해 과감하게 M&A를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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