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태평양 협력 장관회의’ 참석차 22-24일 파리행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다음주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세계유산위원국인 불가리아·인도 등과 양자회담도 진행할 예정으로 ‘사도광산 외교전’에 본격 나선 것으로 보인다. 

18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의용 장관은 오는 22일 ‘인도-태평양 협력에 관한 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를 방문하는 계기에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유네스코 유산 관련 현안 및 한-유네스코 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정 장관은 이 계기에 스웨덴, 그리스, 불가리아, 루마니아, 인도 등과 양자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일본은 최근 니가타현 소재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사도광산은 나가사키현 소재 군함도(하시마)와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이 이뤄진 곳이다. 

그런데 일본정부는 사도광산의 추천서에서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은 배제하고 대상 기간을 19세기 중반까지로 삼았고, 에도시대 일본 최대 금광이자 세계 최대 금 생산지였단 점만 부각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 외교부가 4일 이상화 공공외교대사 주재로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 대응 민관 합동 TF 제1차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2022.2.4./사진=외교부

이와 관련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는 내년 3~5월 전문가 실사를 포함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의 사전 심사를 진행하고, 내년 6~7월쯤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유산 등재 결정은 21개 세계유산위원국 가운데 3분의 2(14개국) 이상 찬성해야 하는 기준이 있다. 따라서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저지하려면 위원국을 대상으로 하는 사전 여론전이 중요한 셈이다.

그런 만큼 한국과 일본 정부는 각각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4일 이상화 외교부 공공외교대사가 주재하는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 대응 민관 합동 TF 1차 회의가 열렸다.

정 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호놀룰루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도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만나 사도광산을 포함한 일본측의 역사왜곡 시도에 항의를 표한 바 있다. 2023년 7월쯤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될 때까지 한일 양국의 치열한 역사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정 장관이 이번에 파리에서 참석하는 ‘인도-태평양 협력에 관한 장관회의’는 작년 9월 인도-태평양전략을 채택한 유럽연합(EU)과 올해 상반기 EU 의장국인 프랑스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협력 강화 방안 논의를 위해 역내 56개국을 초청한 자리이다. 정 장관은 이번 회의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포함해 역내 평화 구축을 위한 우리의 기여를 강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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