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부양 및 신규 해외 투자자 유치 위한 행보
[미디어펜=백지현 기자]국내 주요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이 해외 기업설명회(IR)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지난해 금리인상 효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자사주가 탄력을 받은 상황에서 주가 부양과 함께 해외 신규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 (왼쪽부터)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각 사.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조용병 신한금융‧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모건스탠리가 주최한 화상 IR 컨퍼런스에 참여했다. 하나금융지주는 김정태 회장의 퇴임을 앞둔 시점임을 고려해 이후승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참여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각 금융지주 회장들은 지난해 경영실적과 그룹의 중장기 성장 전략,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 등을 설명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IR은 기존 투자자들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물론이고 시장의 '큰 손'인 외국인 투자자들을 모시는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여겨진다"며 "IR 담당 부서에선 '위드코로나'가 본격 시행되면 해외 투자자들과의 대면 일정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해외 투자자들의 관리뿐 아니라 회사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제고 등을 통한 신규 투자의 '기회의 장'인 만큼, 각 지주의 회장들은 해외IR 참여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KB·신한·하나금융 등 주요 지주사들의 외국인 투자 비중은 60%를 넘어섰다.

그룹의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손 회장은 조만간 해외IR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 출장길에 나선다. 손 회장의 이번 해외IR 출장길은 지난 2019년 중동과 유럽, 북미지역에서 진행된 IR에 참석한 이후 처음이다. 손 회장은 이번 해외 출장에서 그룹의 완전 민영화에 따른 비전과 비은행 부문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등을 설명하며 투자자 유치에 적극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금융지주들도 오미크론 확산세가 진정되면 해외 IR참석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코로나 감염 확산 이후 대면 IR 활동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며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는 등 자사주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이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진 상태로, 주가 부양과 신규 투자자 유치 등을 고려해 오미크론 확산세 추이를 살펴보며 IR일정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오미크론 확산세에도 역대급 실적을 이어갔다. 금리인상 효과를 톡톡히 본 은행 부문의 이자 이익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지난 한 해 거둔 이자이익은 총 32조2643억원으로 전년(28조905억원)보다 14.8% 늘어나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4조5427억원으로 전년(10조8143억원)대비 34% 성장했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 배당금을 지급했다. 하나금융은 26%로, 우리금융은 25.3%까지 배당성향을 끌어올렸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됐던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가 지난해 6월말 종료되면서 2020년 20% 수준에 그쳤던 배당성향을 일제히 확대해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벌은 순이익 가운데 주주에 배당하는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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