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3사가 지난해 중저신용자(KCB 신용점수 기준 820점 이하) 대출로 약 2조 6000억원을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 카카오뱅크가 약 1조 7000억원대의 포용금융 재원을 공급하며 국내 은행권을 주름잡았고, 케이뱅크도 1년 전보다 자금 공급을 2.3배 늘렸다는 후문이다.
중저신용자 대출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오던 인터넷은행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포용금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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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사진=각사 제공 |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뱅은 지난해 중저신용자 대출로 총 1조 7166억원을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 4679억원에 견줘 3.7배 증가한 수치다. 전체 신용대출 신규 공급액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이 차지한 비중은 2020년 말 4.1%에서 2021년 4분기 90.6%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분기별 실적만 놓고 보면, 1분기 신용대출 공급액 1조 6408억원 중 중저신용자 대출은 538억원으로 3.3%를 점유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2분기 14.6%, 3분기 35.2%를 기록하며 매 분기 중저신용자 비중이 확대됐다. 특히 4분기에는 고신용자 대출을 전면 중단하면서 신용대출 공급액 8813억원 중 90.6%에 달하는 7985억원을 중저신용자 대출로 제공했다.
카뱅이 은행권에서 차지하는 중저신용대출 취급 비중(건수 기준)도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카뱅의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 비중은 지난해 1월 1.0%에 그쳤지만, 매월 상승세를 보이며 12월에는 39.6%까지 확대됐다.
케뱅도 포용금융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케뱅이 지난해 공급한 중저신용자 대출액은 7510억원으로 1년 전 3251억원 대비 약 2.3배 증가했다. 특히 올 들어 두 달 간 약 2500억원을 공급하면서 누적 취급실적은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실적을 놓고 보면, 상반기 2568억원, 하반기 4942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하반기 실적이 직전 1년 총공급액의 약 1.5배에 달하는 셈인데, 케뱅은 중저신용자 혜택을 대폭 강화한 덕분으로 보고 있다. 케뱅은 지난해 9월부터 연말까지 대출이자를 되돌려주는 한편, 대출 상환이 불가능한 차주에게 대신 해결해주는 '대출안심플랜'을 11월부터 무료로 제공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제3 인터넷은행으로 출사표를 던진 토스뱅크는 총 대출공급액 5000억원 중 30%에 달하는 약 1500억원을 중저신용자 대출로 제공했다. 토뱅은 대출공급한도가 5000억원에 묶인 데다, 영업개시 9일만에 한도를 모두 소진하면서 대출규모가 타행 대비 상대적으로 적었다.
인터넷은행 3사는 올해도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신발끈을 동여매고 있다. 올해는 자산시장의 성장 둔화 등에 따른 대출 수요 감소, 연소득 수준의 신용대출 한도 제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조기 적용 등이 대출수요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우선 카뱅은 올해도 고신용자 신규 신용대출을 중단하고,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최우선순위로 이어간다. 이를 위해 신용평가정보(CSS) 고도화 및 대안정보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카뱅은 고도화된 CSS를 기반으로 대출 상품을 출시해 신용점수 500점대의 차주도 대출가능범위로 확대했다는 후문이다.
케뱅은 대출이자 지원과 대출안심플랜을 제공하며 중저신용자 모시기에 나선다. 더불어 이달 중순부터는 중저신용자·금융정보 부족(씬파일러) 고객 특화 CSS를 새로 개발·적용해 대출 승인을 늘릴 계획이다. 케뱅은 신규 CSS 도입으로 중저신용자의 대출 승인율이 기본 모형 대비 약 18.3%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씬파일러 고객군의 대출 승인율도 약 31.5%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뱅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저신용 고객 혜택을 강화한 다양한 노력이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차별화된 혜택에 더해 중저신용·씬파일러 고객에게 특화된 CSS를 도입하는 등 금융소외 계층 대출 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토뱅은 자체 CSS에 따라 고신용자부터 중·저신용자까지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포용금융을 선보일 계획이다. 토뱅은 올해 여신계획의 일환으로 자영업자나 1300만 씬파일러 등에게 금융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은행 3사가 내걸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각각 카뱅 25%, 케뱅 25%, 토뱅 42%다. 지난해에는 카뱅이 20.8%, 케뱅이 21.5%, 토뱅이 34.9%를 각각 내걸었지만, 실제 17.0%, 18.0%(2월 현재), 30%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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