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오른 기본형건축비…분양가 상승 압박 커져
지난해 9월 3.42%로 껑충 오른 뒤 올해도 2.64%↑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이달부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가 더 비싸져 내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분양가 산정 기준인 기본형건축비를 6개월만에 또다시 올려 분양가 상승 압박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 수도권 일대 건설현장 모습으로 기사와 관계없음./사진=미디어펜


3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고시 이후 건설자재, 노무비 등 가격변동을 고려해 3월 1일부터 기본형건축비를 고시했다. 이번 고시로 인해 기본형건축비 상한액은 터 2.64% 상승한다. 이에 따라 1㎡당 건축비 상한금액은 178만2000원에서 182만9000원으로 조정된다. 이는 16~25층 이하, 전용면적 60㎡ 초과∼85㎡이하 기준이다.

국토부는 공사비 증감요인을 반영해 기본형건축비를 6개월(매년 3월, 9월)마다 정기적으로 조정, 고시하고 있다. 이번 고시에서는 건설자재 가격과 노무비 변동 등을 반영해 기본형건축비를 직전 고시 대비 2.64% 증가하도록 결정했다. 상승 요인별로 보면, 2.64% 상승분 중 철근 등 주요 자재가격과 노무비 상승에 따른 직접공사비 상승분이 1.63%포인트, 이와 연동된 간접공사비(홍보비, 시공사 본사 인건비 등) 상승분이 0.79%포인트로, 직접공사비 상승 요인이 컸다.

기본형건축비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의 분양가격(택지비+택지 가산비+기본형건축비+건축 가산비)의 산정 시 적용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2.6%는 상한액에 대한 것이고 실제 분양가격은 분양 가능성, 주변 시세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결정되므로 실제 분양가에 미치는 영향은 기본형건축비의 인상분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사업자가 주택경기 및 주변 시세, 입주물량 등을 판단해 상한액 내에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향후 원활한 주택공급을 통해 무주택 서민이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최신 기술 및 자재를 적용한 우수한 품질의 아파트가 공급될 수 있도록 건설자재 가격 변동 등을 반영해 기본형건축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나갈 방침이다.

문제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기본형건축비가 정부가 저렴하게 주택 공급하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분양가 상승에 꾸준이 기름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분양가상한제 도입 의도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본형건축비는 2009년 3월 -0.1% 하락했다가 그해 9월 0.1%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뒤 2019년 9월까지 0.5~2.7% 범위에서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에는 3월 -2.7%가 급락했다가 9월에 다시 2.2%가 오르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0.9% 오른 데 이어 철근값 급등을 이유로 7월에 1.8% 추가 상향 조정됐고, 그해 9월에는 무려 3.42% 인상됐다. 그런데 올해도 6개월만에 또 오른 것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의 분양가는 ‘택지비(땅값)+택지 가산비+기본형건축비+건축가산비’로 구성된다. 그러나 택지비를 산정하는 핵심기준인 공시지가가 표준지를 기준으로 지난해 10.4%(전국 평균)나 오른 상태다. 부동산 경기 활황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대폭 높여진 게 원인이다.

결국 택지비와 건축비가 오른 만큼 분양가가 오를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게다가 주변 시세를 반영해 분양가 상한을 정하는 ‘고분양가 심사제’도 장기화된 집값 상승에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미 서울의 민영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7월 처음으로 3000만원(3.3㎡)을 넘어섰을 정도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3.3㎡당 2112만원)과 비교하면 4년 2개월 만에 분양가는 무려 44% 상승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아파트 건축비 인상도 당연한 흐름이었고, 특히 기본 자재들이 오르면서 인건비까지 동반 상승해 분양가 상승도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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