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쌍용자동차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지 10개월 만에 어렵게 회생계획안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우려했던 대로 제동이 걸렸다. 회생채권자들이 낮은 변제율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탓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가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는 상거래 채권단이 가진 회생채권 5470억원 중 1.75%만 현금 변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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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쌍용차 제공 |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인수대금 3048억원 중 우선 변제 의무가 있는 KDB산업은행 등의 채권 2878억원을 전액 변제하고 남은 돈이 200억원이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의 주요 기업 대표들이 긴급회의를 열고,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에 반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반대 이유는 처음부터 우려됐던 1.75%라는 낮은 변제율이다.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은 인수자가 90%의 지분을 가져가면서 채권자들에게 1.75%만 변제하는 일방적 회생안은 상식에 맞지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상거래 채권단 대표단은 회원사 430개 기업의 입장을 담은 반대 의견서를 조만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상거래 채권단의 반대 움직임이 구체화 됨에 따라 다음달 1일 열리는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회생계획안은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법원의 회생계획안 최종 인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쌍용차의 회생채권 5470억원 가운데 상거래 채권은 3802억원으로, 이들의 의결권은 무려 83.21%에 달한다.
물론, 법원이 강제 인가할 권한도 가지고 있다. 지난 2009년 쌍용차 기업회생절차에서 관계인집회 당시 회생계획안이 부결됐지만, 법원이 파산 시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강제 인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쌍용차는 이번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이 최종적인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인수인 및 이해관계인들과 채권 변제율 제고 방안 등을 협의해 관계인집회 직전에 제출하는 회생계획안 수정안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 2월25일 법원에 제출된 회생계획안의 주요 내용은 인수자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인수대금 3049억원을 변제 재원으로 한 채무 변제 계획과 인수자의 지분율 보장을 위한 주주의 권리변경 방안이다.
회생계획안에 의하면 회생담보권(약 2320억원) 및 조세채권(약 558억원)은 관계 법령 및 청산가치 보장을 위해 전액 변제하고, 회생채권(약 5470억원)의 1.75%는 현금 변제하고 98.25%는 출자전환 하게 된다.
또 지배주주인 마힌드라 보유 주식은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하고, 출자전환 회생채권액에 대해 5000원당 1주로 신주를 발행한 후 신주를 포함한 모든 주식을 보통주 23주를 1주로 재병합하며, 인수대금에 대해 1주당 액면가 및 발행가액 5000원의 신주를 발행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인수인은 약 91%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지만, 상거래 채권자의 쌍용차 지분율은 4.85%에 그친다. 또 출자전환 주식과 변제되는 현금을 합한 회생채권의 실질 변제율은 6.01%에 불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가 제시한 쌍용차의 미래 비전이 아무리 밝아도, 당장 돌려받는 돈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채권자들이 동의하긴 쉽지 않다"며 "진일보한 자금 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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