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대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기존 중금리대출 강자였던 저축은행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이자를 지원하면서 고객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저축은행은 인터넷은행과 고객층이 달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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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는 지난해 중·저신용자 대출로 약 2조 6000억원을 공급했다. 1년 전 4679억원에 견줘, 3.7배 증가한 수치다.
토스뱅크가 올해 1~2월 실행한 대출 중,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1.75%를 기록했다. 대출영업을 재개한 지난 두 달간 토스에서 대출받은 고객 3명 중 1명이 중·저신용자였던 셈이다.
토스뱅크에서 대출을 실행한 중·저신용 고객의 평균 금리는 7.7%로, 저축은행 평균 금리(13.3%) 대비 약 5.6%포인트 낮은 수준이었다.
카카오뱅크는 3월 한 달 간 중·저신용(KCB 신용점수 기준 820점 이하) 고객에게 대출 첫 달 이자를 삭감해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이달 2일부터 31일까지 '중신용대출', '중신용플러스대출', '중신용비상금대출'을 신규로 받은 중·저신용 고객은 첫 달 이자가 삭감된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이 같은 중·저신용 고객 대상 첫 달 이자 지원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지원한 이자 금액은 약 80억원이다.
또 인터넷은행은 편의성을 내세워 고객 모집에 집중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대출 심사부터 입금까지 평균 3분 이내에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을 방문하기 어려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대출을 위해, 은행에 직접 가지 않아도 모바일로 이용이 가능해 인기가 높았다.
고객 3명 중 2명(62%)은 주말을 포함한 은행 영업시간 외에 대출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에 설립 취지에 맞게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2023년까지 3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주문한 바 있어, 인터넷은행의 중금리대출 유치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터줏대감 역할을 해오고 있는 저축은행은 인터넷은행의 중금리대출 확대에도 불구, 고객층이 다르기 때문에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축은행은 계속된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중금리대출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중금리대출 취급 대상 자체가 다르다”며 저축은행에서 중금리대출은 7~8등급에게도 실행되고 있는데, 인터넷은행의 중금리대출은 시중은행에서 탈락됐거나 부족한 한도를 채우기 위해 찾는 사람들로, 저축은행에는 오지 않는 우량한 고객이 많다. 따라서 인터넷은행의 금리가 더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은행이 저축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실행할 수 없기 때문에, 저축은행의 고객을 빼앗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인터넷은행의 중금리대출 취급액 또한 저축은행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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